[사설] 포스텍의 세계대학평가 28위 진입을 되돌아보며
[사설] 포스텍의 세계대학평가 28위 진입을 되돌아보며
  • .
  • 승인 2010.10.13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발표된 영국 더타임즈 지의 2010년 세계대학평가 결과에서 포스텍이 28위에 오르게 된 것은 우리 포스테키안들에게 너무도 기쁜 소식이었을 것이다.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실시한 대학평가에서 국내 대학이 TOP 30 이내에 진입한 것은 사상 최초인지라 이번 결과는 한국의 100년 대학 역사에 큰 획을 그으며 학계와 사회 전반에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을 뿐더러 아직까지 곳곳에서 관련된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는 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포스텍 내에서도 2020년 세계 20위권을 목표로 설정한 VISION 2020이 이제는 가시화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긍정적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분명해지는 결론은, 이와 같이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포스텍의 교수와 학생을 비롯한 전 구성원이 불철주야 매진하여 도출해 온 탁월한 연구 결과와 또한 최고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해 온 교육 성과에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금번 더타임즈 지의 세계대학평가에서는 과거 평가 체계를 개선하여 연구의 영향력과 교육의 중요성을 보다 강조하는 평가 체계가 도입되면서 포스텍은 특히 연구 측면의 우수성을 보다 인정받아 비로소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대학 평가에서 흔히 반영되는 지적재산권ㆍ국제화ㆍ학교의 규모 등 여러 지표를 의식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그 중요성이 잠시 간과되는 경우도 있지만, 연구와 교육은 대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자 목표로서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공고한 초석이 놓여질 때 비로소 다른 여러 요소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대학을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가 과연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하여서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많은 의견이 있고, 또한 평가 방법의 정당성 및 결과의 정확성 등과 같은 여러 구체적 측면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을 정도로 대학 평가를 보는 서로 다른 시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연구와 교육에 중심을 두고 판단하였을 때에 포스텍이 우수한 대학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는 것은 지극히 분명하다. 1986년 설립 당시부터 국내 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한 이래 지금까지 25년 가까이 스스로의 외길을 꾸준히 전진해 온 포스텍이 이와 같은 성취를 이루었다는 점은 더욱 대견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포스텍의 구성원인 교수ㆍ학생ㆍ직원 모두는 역시 기본에 충실하도록 노력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최근의 대학평가 결과만 놓고 본다면 마치 작년 대비 올해 매우 급격한 향상을 이룬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포스텍은 이와 같은 연구와 교육의 성취를 이미 과거에 이루었음에도 학교의 역사나 규모에 많이 좌우되는 평판도에 많은 부분 의존하였던 기존 대학 평가 체계의 한계로 인해 단지 우리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제기된다. 따라서 일관된 평가 체계를 통한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더타임즈 지의 세계대학평가는 올해의 결과만을 말하고 있지만, 최근 10년 정도의 포스텍의 연구 결과, 피인용수, 교육 성과 등 주요 지표를 새로운 평가 체계에 의거하여 다시 분석하여 보도록 하자. 이 때, 과연 포스텍의 지금과 같은 성과는 실제로 언제 최초로 달성된 것인가? 포스텍의 최근 발전 속도는 어떠한가? 같은 기준으로 세계의 유수 대학과 비교하였을 때 어떤 추세를 읽을 수 있는가? 등과 같은 핵심적 질문에 대한 보다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학이 실제로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를 지표 분석만을 통해 완전히 파악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포스텍이 더 앞서가기 위해서라면 평가 기관이 내놓는 올해의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가 보다 의미있게 과거와 현재의 위치를 판단하기 위해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