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구를 구하는 작지 않은 행동
[사설] 지구를 구하는 작지 않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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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22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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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nk global act local. 전체를 생각하며 그러나 행동은 자신의 지역에서. 현대인 누구에게나 적절한 행동 지침이면서 포스텍의 과학도들에게 더욱 적절한 말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금 더 나은 사회를, 조금 더 안락한 지구를 위하여 이 문구가 유효한 예는 아주 많이 있겠지만 지구환경 유지에 가장 잘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이 지구 온도 요동의 자연스러운 한부분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온난화의 전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제한된 땅에 살고있는 너무 많은 인간들의 의식없는 활동에 의하여 지구의 환경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음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로부터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남극 대륙의 얼음층에서 채취한 얼음에 녹아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으로부터 얼음층이 형성될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알 수 있다. 80만년 동안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빙하기 주기에 따라 규칙적으로 변함을 발견하였는데 놀라운 것은 현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80 만년 동안 가장 높았던 시기보다도 30% 이상 높았으며 이 현상이 산업화가 시작된 19세기부터 급격히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대기 중 메탄의 농도 역시 가장 높았을 때보다 두 배 이상 증가되어있었다. 지구 온난화가 실제로 심각해질지,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의 주범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비정상적인 대기의 변화는 지구환경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있다. 환경 변화의 한 결과로 북극의 얼음은 곧 모두 녹아 없어지게 되는데 일부 비관적인 학자는 2012년 여름으로 예측하기도 하였다. 이는 극지방 생태계의 붕괴를 가져오겠지만 북극의 얼음은 바다에 떠있으므로 해수면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미 상당히 진행된 그린랜드의 얼음이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은 7미터 정도 높아지는데 해발 1-2 미터에 불과한 포항시내는 물론이고 많은 대도시가 바다에 잠기게 된다. 만일 남극대륙의 얼음이 모두 녹게 된다면 해수면은 70미터 정도 높아져 대부분의 대도시가 바다속으로 잠기게 될 것이다.

 이런 우울한 예상은 아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우리의 자식들 또는 최소한 우리의 손자 손녀들의 시대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하여 국가 단위로 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으나 국제 관계에서 또는 국내에서도 현실적인 눈앞의 이익을 지키려는 이기심을 피하기 어려우며, 환경변화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에 적극적인 대책이 실시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지구를 구하는 일이 너무 거창하게 생각되고 개인의 노력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가 당장 우리 주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다. 특히 선택된 포스텍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과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과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빠르게 전세계로 퍼질 수 있는 개인 미디어의 시대에 우리는 아주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우리의 앞마당 포항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지 않은 일들은 아주 많다. 교양과 양식 있는 포스텍의 과학도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각자의 행동 양식이나 사용하는 것들이 지구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한번 깊게 생각해 보는 일이다. 다음으로 작은 일들을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사려깊은 행동은 개인의 에너지 사용과 이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실과 기숙사에서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모니터 끄기, 자동차 한 번 덜 타고 걷기, 여름철 에어콘의 온도 높이기, 육식 한 번 덜하기(가축의 사육에 소요되는 에너지와 가축이 유발하는 지구 대기 악화는 엄청나다),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음식재료 고르기 등 수없이 많다. 좀 더 나아가 컴퓨터를 구입할 때는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것으로(CPU 뿐만 아니라 3D 게임을 위한 그래픽 카드는 무지막지하게 많은 전기를 소모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것은 아주 지각있는 일이다), 자동차 구입할 때는 연비가 높은 차를, 가전제품도 절전형으로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매하기, 한번 구매한 물건은 오래 사용하기 (물론 새로운 고효율의 신제품이 나온다면 교체의 득과 실을 꼼꼼히 따져본다), 해외출장 한번 덜 가기(비행기는 엄청나게 비효율적이다) 등도 지구에게는 아주 좋은 일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나아간다면 포항에서 환경운동에 참여하기, 이러한 행동이나 아이디어 들을 친구들에게 권유하기, 블로그 등의 개인 미디어를 통하여 좀 더 멀리 퍼질 수 있게 하기 등이다. 지구에 경의를 표하고 우리가 지구에 일으키는 변화가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생물이 적응할 수 있는 느린 속도로 진행될 수 있도록 오늘 퇴근하기 전에 컴퓨터/모니터를 끄고 내일 아침은 걸어서 학교에 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