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편안한 기숙사 생활 필요
[지곡골목소리] 편안한 기숙사 생활 필요
  • 이지혜 / 물리 07
  • 승인 2010.09.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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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 고려해 배정돼야

  이제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기존의 룸메이트(룸메)와 같이 방을 쓰는 학우들도 많겠지만 새 룸메를 배정받아 생활하게 되는 학우들도 꽤 있을 것이다. 4개월이란 어떻게 보면 매우 긴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나 각자의 생활습관을 서로 조절해가며 함께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학우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 경우 1학년 1학기 때부터 지금까지 매 학기마다 룸메이트가 바뀌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바꾸기 보단 졸업학기 선배나 복학한 고학번 선배들과 같이 방을 쓰다 보니 다음 학기에는 선배들이 졸업하고 다른 룸메가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학년이 되면서는 RC동이 생겨나 거기로 이동하면서 새 룸메를 만나게 되었고, RC를 나오면서는 영어 기숙사로 들어가 새 룸메를 만나게 되었다. 영어 기숙사를 나오고  일반 여자 기숙사로 들어오면서 또 새 룸메를 만나다 보니 3학년 1학기를 마친 현재 총 5명의 룸메와 생활한 아주 특이한 경우가 되었다.

  매 학기 새로운 룸메와 생활하다보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제발 생활주기가 맞는 좋은 룸메와 만나야 할텐데’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1학년 때 5살이 많은 복학생 선배와 같이 생활하다가 한 학기 내내 잠을 제대로 못 잔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선배에게 부탁의 말을 꺼내기도 매우 어려웠고 내가 감당해야 할 ‘운명’이라 여기며 참고 지냈다. (물론 지금은 서로 좋게 이야기하면서 맞춰가는 법을 배웠지만 말이다.) 특히 신입생의 경우 처음 만나게 되는 룸메의 생활습관은 한 학기의 성패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하나 할까 한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미리 생활주기나 습관, 성격 등을 사전 조사하여 최대한 비슷한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과 방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 어떨까? 또 룸메와 마찰이 생겼을 경우 이를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을지도 교육이나 전단지 등을 통해 알려주어도 괜찮을 것 같다. POSTECH에서의 생활은 전원 기숙사 생활이기 때문에 고등학교 때와는 많이 다르다. 고등학교까지는 집에서 부모님의 보호아래 다른 걱정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면 대학교에서는 기숙사라는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사람과 맞춰가며 생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방법은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더불어 또 다른 건의사항이 있다면 침대와 책상 사이에 검은 커텐이나 얇은 방음벽을 설치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밤늦게 기숙사에서 공부할 일이 있을 때 스탠드 불빛이나 소음이 새나가지 않도록 말이다.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지기는 어렵겠지만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해나가다 보면 모든 학우들이 기숙사를 ‘home sweet home’으로 여기게 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