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리뷰] 명예제도에 관한 기획기사 (293호 10~11면)
[독자리뷰] 명예제도에 관한 기획기사 (293호 10~11면)
  • 최태근 / 단일계열 10
  • 승인 2010.09.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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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과 양심 - 명예제도를 읽고

  과제마감까지 시간은 부족한 데 과제 미제출 및 미완성시 감점을 당한다고 하자. 이 순간 우리는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빠진다. 감점을 당하더라도 부족한 숙제를 제출할 것인지, 아니면 솔루션을 베껴 완성하여 감점을 면할 것인지. 자부심이 있는 포항공대 학생이라면 전자를 택해야 하지만, 수많은 학생들이 후자를 택한다. 사실 고민에 빠지는 것도 처음 한 두 번이지, 익숙해지면 아무런 가책 없이도 이러한 과오를 반복한다. 과연 이것이 ‘명예로운 포스테키안’의 모습일까?

  포항공대신문의 기사 ‘포스텍과 양심 - 명예제도’를 읽고 학생들의 불명예스러운 행동과 명예제도를 지키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커닝을 하는 것은 안 되지만, 선배들의 소스를 좀 참고하거나 모르는 문제는 솔루션을 보고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 불명예스러운 행동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릇되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게 안타까웠다. 커닝이 불명예스러운 행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선배들의 보고서 소스를 참조하는 것, 이것은 엄격히 말해 ‘표절’, 지식을 강탈하는 행위이다. 솔루션을 베끼는 것에 대해선 많은 학생들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이라 느끼지만, 모르는 문제를 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필자 역시 아무리 고민해보아도 풀 수 없는 문제인 경우에는 솔루션을 참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을 긋기 어려운 문제로 그 기준은 학생의 양심에 맡겨야 할 것이다.

  기사에서는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한 학생들에게 강력한 처벌은 원치 않으며 “명예가 학교의 하나의 트렌드로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러나 명예제도를 지키는 것은 어떠한 트렌드가 되기보단 학생들의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은 하나의 ‘법’이 되어야 한다. 칼텍이나 하버드의 경우는 명예제도를 지키지 않은 학생들에게 F학점을 주거나 한 학기 fail을 주기도 한다. 학생들의 인식을 바꿀 수만 있다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대조적으로 2면에 ‘RC봉사단, 아동센터 어린이 초청 운동회 개최’라는 기사가 있었다. RC기숙사 거주생들이 아동 체육대회에 참가하여 행사를 기획하고, 아동센터 아이들과 놀아주는 봉사활동이었다.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삼가고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 그것은 명예로운 포스테키안이라면 지켜야 할 ‘의무’이다.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불명예스러운 행동만이라도 확실히 삼가는 것이 모든 포스테키안이 지켜야 할 기본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