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젊은 그대 잠 깨어 오라
[사설] 젊은 그대 잠 깨어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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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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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이의 사전적 의미는 나이가 젊은 사람, 혈기가 왕성한 사람을 이른다. 혈기(血氣)란 피의 기운이라는 뜻으로, 힘을 쓰고 활동하게 하는 원기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젊은이라는 말은 의지가 끓어 넘치고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역동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연상시킨다. 젊은이와 함께 쓰이는 청춘이란 말은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시절을 이르는 말이다. 우리대학의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일찍이 소설가 민태원은 그 유명한 수필 <청춘예찬>에서 다음과 같이 외쳤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같이 힘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요즘 우리대학에서 마주치는 우리의 학생들로부터 이러한 청춘의 젊은이다운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어떤 사명감이나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하거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의욕적으로 처리하기보다는,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어 억지로 하는 듯한 자세와 매사에 수동적이고 미덥지 못한 일처리 등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끓는 피인 포항공대의 젊은 학생들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전하고자 한다.

  먼저,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도전을 하기 바란다. 작가 그라시안은 꿈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는 인형과 같다고 말했다. 꿈은 사람에게 있어 삶의 원천이며 삶에 대한 활력을 준다. 원대한 꿈을 가졌다면 그 다음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수 있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 TV에 나온 어느 광고에 “징기스칸에게 열정이 없었다면 그는 일개 양치기에 불과했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있었다. 광활한 대륙을 정복한 징기스칸이라는 사람이 꿈을 세우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연료인 열정을 갖지 않았다면 그는 일개 양치기로 살다 죽었을 것이다. 즉, 징키스칸처럼 되느냐 일반 양치기처럼 되느냐는 결국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마음으로부터 불타오르는 열정을 소유했느냐의 여부로부터 나온다는 뜻이다.

  또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바란다. 우리는 포항공대에 올 때까지 많은 지식을 쌓았고, 지금도 이곳에서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전공지식을 배우며 살고 있기에 졸업 후 전문가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전문지식은 충분히 쌓고 사회로 나가게 된다. 그러나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혜일 것이다. 지혜는 지식을 포괄하는 훨씬 더 고차원의 개념이다. 지식은 있지만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지적 능력에 한정되어 어느 한계를 넘지 못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설사 지식이 부족해도 훨씬 더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즉,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지식이 부족할 경우 지식이 출중한 사람을 지혜롭게 잘 선발하여 그를 활용할 줄 안다.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지혜, 그리고 사람을 잘 판단할 수 있는 지혜, 그리고 자기자신을 잘 성찰할 수 있는 지혜를 가졌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주위에서 여러 사례들을 볼 수 있다. 지혜롭지 못하여 자신이 이끌어야 하는 조직의 구성원에게 리더십도 없이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여 그 조직을 발전시키기는커녕 구성원 사이의 불화와 조직의 퇴화를 불러오는 리더가 있는 반면, 강력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지혜롭게 자신의 조직을 최고로 이끌어 가는 사람도 있다. 고 정주영회장이 대학은커녕 중학교 교육도 받지 못해 지식은 거의 없는 사람이었지만,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들고 해외 투자자를 설득시켜 조선소 건립을 위한 투자를 받아오는 지혜를 발휘하였고, 전문지식이 해박한 인재들을 선발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이 만든 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사례 중의 하나일 것이다.

  예전의 노래 중에 가사가 무척 좋은 “젊은 그대”라는 곡이 있는데,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거치른 들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보석보다 찬란한 무지개가 살고 있는 저 언덕너머 내일의 희망이 우리를 부른다. / 미지의 신세계로 달려가자. 젊음의 희망을 마시자. 영혼의 불꽃같은 숨결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강산의 꿈들이 우리를 부른다. / 젊은 그대 잠 깨어오라 젊은 그대 잠 깨어오라. 아~아~ 사랑스런 젊은 그대, 아~아~ 태양 같은 젊은 그대, 젊은 그대.”

  그토록 더웠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오늘부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사랑스러운 그리고 우리의 태양 같은 포항공대의 젊은 그대들이여, 그동안의 무기력과 방황의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꿈을 향해 뜨거운 열정으로 활기차게 새로운 출발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대들이 바로 우리대학의 그리고 우리나라의 희망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