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 그 끊이지 않는 전쟁
불법복제, 그 끊이지 않는 전쟁
  • 박재현 객원기자
  • 승인 2010.05.19 2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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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법복제 현주소

 

우리나라의 콘텐츠 복제 문제는 소리바다와 음원권리자 간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수년 간 지속되던 이 법적 공방은 2007년 1월 대법원이 소리바다의 상고를 기각하고 음반사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마무리되었다. 판결 내용은 소리바다 서비스가 충분히 저작권 침해를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이를 방조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리바다 사건은 이렇게 종결되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불법복제와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본 기사는 불법복제란 무엇이며 어떠한 과정으로 일어나는 것인지,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를 다루고자 한다.

불법복제는 디지털 콘텐츠, 소프트웨어, 심지어 하드웨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쉽게 복제가 가능하고, 생성된 불법 콘텐츠가 원본과 동일하거나 거의 유사한 품질을 가지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디지털 콘텐츠도 제품, 서비스의 일종으로서 창작, 유통, 소비의 주기를 가지는데, 불법복제로 인해 콘텐츠 소유권자의 의도와 다르게 유통되고 소비된다. 이는 새로운 콘텐츠의 제작 의욕을 저하시키고, 결과적으로 디지털 콘텐츠의 전반적인 품질 저하를 초래한다.

불법복제의 시작은 릴리즈 그룹으로부터 이루어진다. 릴리즈 그룹이란 불법복제물을 제작, 유통하는 조직을 일컬으며 약칭 릴그룹이라 부르기도 한다. 영화, 음악, 게임, 소프트웨어 등이 DVD 형태로 발매되면 이를 디지털 파일로 복제하여 배포한다. 국내외 수사기관의 단속으로 인하여 해체되는 그룹도 많지만, 매년 상당수의 신생 그룹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릴리즈 그룹이 콘텐츠를 복제하면, 불특정 다수의 업로더, 다운로더 들을 통해 불법 콘텐츠 유통과 소비가 가속화된다. 복제된 콘텐츠의 유통 경로로는 과거에는 PC통신 커뮤니티, 와레즈 사이트가 주로 사용되었지만 수사와 단속으로 거의 사라진 편이고, 최근에는 FTP(File transfer protocol), P2P(Peer-to-peer) 등이 이용되고 있다.

▲ 대표적인 파일 공유 P2P(uTorrent).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한 불법복제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대학도 불법복제의 사각지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보시스템팀의 주관 아래 작년 4월 30일부터 5월 5일까지 진행되었던 학내 트래픽 분석 결과, 파일공유가 60.2%로 가장 많았다. 이중에서도 소수의 헤비 업로더, 다운로더 들이 커다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일공유의 상당부분이 불법복제라는 것을 감안하면, 교내 트래픽 제어 정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노력
 
불법복제 근절을 위한 노력은 국내외에서 다각도로 이루어져 왔다. 먼저 사업적으로도 커다란 수익을 얻은 애플의 아이튠즈 서비스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애플은 거대 음반사 및 음악가들과 직접 접촉, 제휴하여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합법적인 음원을 곡 단위로 저렴하게 판매하였다. 이러한 서비스 방식은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얼마 전에 100억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음원의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는 전략을 사용하여 콘텐츠 서비스를 하는 경쟁업체가 거의 살아남을 수 없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있지만, 불법복제 근절의 좋은 모델임에는 분명하다.


 
국내에서도 위의 사례와 비슷한 형태의 제휴를 찾아볼 수 있다. 작년 11월, KBS, MBC, SBS, KBSi, iMBC, SBS콘텐츠허브(이하 방송3사)는 웹하드, P2P 등 콘텐츠 유통업체 27개사와 ‘방송 저작물의 불법 유통 방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제휴 계약이 체결된 유통업체들로부터 제휴 콘텐츠를 유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까지 효과가 가시화되지는 않았지만 유료 다운로드의 활성화를 통해 저작권자들에게 새로운 부가시장을 제공하고, 콘텐츠 유통업체도 정당하게 수익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유통업자와 콘텐츠 제작자 간의 제휴를 통한 업계의 자구적 노력 외에 콘텐츠 보호를 위해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연구도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기술은 콘텐츠를 암호화한 후 사용권한이 있는 사용자만이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사용자 추적표시 기술은 콘텐츠를 감상한 사용자 정보를 추출할 수 있게 하여 법적 제재 근거를 마련해준다. 이 밖에도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DVD에 화학처리를 하여 사용자가 진공포장을 개봉할 경우 5일 후에 콘텐츠가 사라지도록 해주는 제품이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불법복제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제적으로도 콘텐츠 복제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어 왔다. 국내에서는 업로더의 경우 이미 법적으로 책임을 지게 되어 있으며, 다운로더에 민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저작권법 개정이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올해 11월 추진될 예정이다. 업로더의 경우에도 아직 최종심까지 간 판례는 없지만, 업로더든 다운로더든 간에 불법복제로 인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명문화하는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민사책임 외에도 저작권법에는 3번 이상 경고를 받고도 P2P나 웹하드에 불법 콘텐츠를 올리는 업로더의 계정을 정지시키는 ‘삼진아웃’제가 시행되고 있다.

3. 불법복제의 미래
 
앞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노력이 업계, 학계, 정부 주체 사이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복제와 유통을 위한 기술과 방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위에 제시된 노력만으로 불법복제를 근절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보안이 적용된 콘텐츠라도 재생 시 출력되는 비디오, 오디오 스트림을 캡쳐하는 등의 방식으로 복제가 가능하고 유포 방식도 진화하고 있다. 헤비 업로더, 다운로더가 아닌 이상 수사망에 포착되기도 힘들고, 서버가 존재하지 않는 P2P의 경우 콘텐츠를 필터링하기도 어렵다.
 
결국은 소비자들 스스로의 의식개선이 중요하다. 최근 각종 공익광고, 캠페인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침 국내 대표적인 지적재산권 보호 기관들이 결성한 지적재산권 보호 연합 캠페인이 지난 4월 2일에 출범했다. 출범식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관세청, 특허청 등 정부 주무부처와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등의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여, 불법복제로 인한 합법시장의 피해규모를 줄이고 범국민적으로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러한 일들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 각성하고 불법복제를 자제함으로써 더 좋은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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