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당신은 행복합니까"
[지곡골목소리]"당신은 행복합니까"
  • 최병일 / 기계 석사
  • 승인 2010.05.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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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뭐라고 답을 할까? ‘시험이다 프로젝트다 해서 바쁜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코웃음 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나는 많은 이들이 지금 자신의 상황에 별로 행복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나서 꽤 놀랐다. 이왕 살 것이면 재미있게, 행복하게 사는 게 낫지 않을까?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내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하지 말라는 것이다. 어쩌면 미래에는 또다시 더 먼 미래의 행복을 위해 희생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부터는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기로 했다. 행복이란 게 별 거 있나?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것을 할 수 있으면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독자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내가 했던 실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C 선배와 P 선배를 부러워했다. 젊은 나이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내고 최단기간에 박사 학위를 받은 C 선배, 각종 공모전을 휩쓸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P 선배까지. 선배들이 그렇게 성과를 내는 것이 부러웠고 나도 그렇게 살면 행복할 것 같아서 대학원에 진학했고 유학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선배들이 행복해 보였던 것은 그들이 좋은 저널에 논문을 내고, 젊은 나이에 Venture Capital에서 활발히 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들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 강연에서 안철수 교수는 자기 나름대로 성공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스스로 많이 반성했다. 이제까지 남들의 행복기준에 맞춰서 뛰어온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매뉴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매뉴얼은 우리가 스스로 써내려 가야한다. 물의 밀도, 이산화탄소의 분자량 같은 물성치 조사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신이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