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IHI Corporation에 근무중인 정희진 동문 (산경 04)
[일촌맺기] IHI Corporation에 근무중인 정희진 동문 (산경 04)
  • 정연수 기자
  • 승인 2010.03.2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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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우리대학에서는 일본의 중공업기업 IHI Corportation(이하 IHI)의 리쿠르팅이 있었다. 일본 기업이 우리대학에 직접 리쿠르팅을 온 것은 처음이다. 최근에 IHI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의 세계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번 리쿠르팅은 그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커리어플랜을 세우려는 한국사회의 취업 경향과 윈-윈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호에는 IHI 리쿠르팅 팀에 참여한 우리대학 출신 정희진 동문(산경 04)을 만나보았다. <편집자 주>

▲ IHI Corporation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IHI Corporation(일본명 : 株式會社IHI, www.ihi.co.jp)은 항공ㆍ기계ㆍ토목ㆍ건설사업을 망라하는 종합중공업 회사로서, 2009년 3월 기준으로 자본금 957억 엔, 연간매출액 1조 3,880억 엔의 일본 내 중공업 2위의 규모를 자랑한다. 창업 후 150여 년간 ‘이시가와지마하리마 중공업 주식회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가 2007년 7월에 IHI Corporation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1970년대 한국 산업부흥기에 포스코ㆍ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들과도 역사적으로 많은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BtoB사업 중에서도 교량ㆍ플랜트 건설 등의 중장기 사업을 주로 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일본 내에서는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중 하나이다. 현재 IHI Corporation에서 근무하는 2만 5,000여 명의 사원들 중 한국에서의 채용활동을 통해 2009년에 8명, 2010년에 4명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우수한 한국 인재를 채용할 계획에 있다.

▲ 보통 우리대학 학부생들은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많이 하는데 기업에, 그것도 흔히 가지 않는 일본 기업에 취직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2006년 봄학기에 군입대를 앞두고 6개월간 도쿄에서 지냈다. 처음에는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떠났지만, 지인의 부탁으로 일본 중소기업에서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커녕 문화와 지리적으로 친화감을 느꼈고, 일본이야말로 해외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와 그 후 2년간 카투사 생활을 했는데, 자유로움을 기대했던 영미권의 근무환경과 달리 오히려 피부색 다른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권위적인 느낌을 받게 되었다.
제대 후에 여러 가지 진로를 고민하던 중 중국ㆍ인도 등의 이머징 국가에 뛰어들 생각도 있었으나 언어를 배우기에 시간상으로 힘들다고 판단했고, 미국으로 대학원진학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구체적이지 못했다. 세계 경제적 상황으로 볼 때 일본으로 간다는 것이 모험일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아직 젊다는 생각으로 도전해보고 싶었다. 인생 100년 중에 20대는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 IHI의 채용과정은?
서류전형-필기시험-전공면접-배속면접 순으로 진행되는데,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공면접이다. 출제되는 문제가 어렵진 않으나 각 전공별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묻는다.
배속면접은 자기가 일하게 될 부서의 부서장과 개별적인 면접을 실시하는 것인데, 이것은 IHI의 면접의 특징으로서 자기가 할 일을 사전에 확실히 알고 입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업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면서 본인에게 맞겠느냐는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준다. 물론 회사에서 맞지 않다고 판단하면 탈락시키기도 한다. 박사과정 지원자의 경우는 최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배속면접을 실시한다.

▲ IHI에서 맡고 있는 업무는?
도쿄 본사 정보시스템부 기술그룹에 있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생산과 품질관리를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구현해보자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데, 부서 업무 특성상 정보시스템부 기획그룹과는 물론 타 SI업체나 IHI 그룹의 여러 자회사들과의 협업이 많아 일본에서의 국내 출장이 다른 부서에 비해 잦은 편이다.

▲ 사내에서 한국인들의 일본어 의사소통에는 무리가 없는지, 그리고 회사에서는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대학입학 때부터 계획이 유학이든 취업이든 어떤 경로든 상관없이 35세까지는 해외에서 지내고 싶었다. 때문에 영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늘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남들에 비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제2외국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대학 1학년 시절에 고등학교 때 처음 배웠던 일본어를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JLPT 1급을 취득했고, 회화 및 작문 영역 위주로 꾸준히 학습해왔다.
물론 일본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수준급은 아니더라도 자기의사를 표현할 정도의 일본어 실력이 요구된다. 현재 근무 중인 한국인 근무자들은 이공계 출신들도 일본에 오기 전부터 상당수준의 일본어를 공부해온 분들이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겪는 문제는 없다고 생각된다. 회사에서도 입사 전 한국에서 4~6개월간 1:1 일본어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해준다.

▲ 대학생활은 어땠는지?
학업 외에 교내에서는 라켓볼 동아리 임팩트와 연극 동아리 애드립에서 활동했고, RA활동 등 프로그램도 활발히 참여했다. 또한 정부 간 국제청소년 교류와 YLC 등의 교외 활동도 다양하게 했다. 해외봉사나 타 대학생들과의 교류 프로그램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폭넓은 대학생활을 즐겼으면 한다.

▲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모교가 올해 입학식과 함께 Bilingual Campus를 선포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그만큼 국제화로의 변화가 시급하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에 걸맞게 우리대학 동문들이 외국어 및 다문화에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졌으면 한다. 많이 선호하는 미국 이외에도 싱가포르ㆍ홍콩ㆍ유럽 등 여러 다양한 국가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