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리뷰]대학원 기숙사 수급에 관한 기획취재 (288호 4면)
[독자리뷰]대학원 기숙사 수급에 관한 기획취재 (288호 4면)
  • 김지현 / 신소재 07
  • 승인 2010.03.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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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스스로 관점을 세울 수 있도록

최근 대학원 신입생들에게 기숙사를 배정하는 과정에서 신입생의 수가 수용인원을 초과하여 일부 학생들이 잠시 동안 방을 배정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주변 선배들로부터 이번 일에 대한 불평을 듣던 차에 포항공대신문에서 관련 기사를 접하게 되어 관심을 가지고 읽어봤다.

신문 기사에서 찾을 수 있는 이번 사건의 원인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기숙사 수급상황과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학과 측에서 부린 욕심이다. 주거운영팀에서 공지한 기숙사 수용가능인원보다 더 많은 대학원 신입생을 선발해서 기숙사가 부족했던 것이다. 기숙사 정원이 우수한 신입생들을 선발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었겠지만, 추가 선발을 할 계획이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학과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췄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편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학과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정식입사기간보다 일찍 포항에 내려왔던 학생들은 지낼 곳이 없었고, 현재 대학원아파트를 제공받은 학생들은 조만간 기숙사에 방이 나면 한번으로 충분했을 이사를 또 하게 된 것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느꼈지만 이와 같이 꽤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전반적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부분에서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기사에 직접 실음으로써 객관성을 얻는 동시에 현장감 있는 전달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사건의 발단과 경과를 알기에 충분했다.

앞으로의 기숙사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현재 학교 측에서 모자라는 기숙사를 보충하기 위해 낙원아파트를 개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조가 완료되면 현재 19동에 살고 있는 연구원 110명이 낙원아파트로 옮겨가고, 그 자리에 대학원생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정보는 신문 기사를 통해서가 아니면 알기 힘든 만큼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 궁금했을 독자들에게 답이 되었을 것이다.
이에 비해 대책을 다루는 부분은 기사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고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않아서 아쉬웠다. 기획취재인 만큼 사실 전달보다는 사건의 원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거나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각 학과에서 주거운영팀이 전달한 수용인원보다 많은 학생을 뽑은 이유와, 그럼에도 별다른 대책을 세워놓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학과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실었다면 다양한 입장을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상당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RC기숙사가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기숙사 수급이 문제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도 독자의 입장에서는 궁금하다. 물론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서 수용할 인원이 늘었다는 언급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궁금증이 증폭될 뿐이다. 구체적인 수치 제시와 학교에서 왜 그렇게 많은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추진하게 됐는지에 대한 간단한 언급이 있었으면 좋을 것이다.

우리대학의 특성상 기숙사 문제는 학생 모두가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이다. 그런 만큼 모든 학생들에게 알권리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숙사 부족으로 인해 지친 몸을 휴게실 소파에 뉘어야하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은 누구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건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함으로써 최대한 많은 정보를 독자에게 전해줘야 한다. 그래야 독자가 주어진 정보 안에서 자신만의 관점을 세울 수 있고, 그것이 기획취재의 취지에도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부분에 좀 더 신경써 준다면 신문 지면이 보다 알찬 기사들로 채워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