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텍의 예비 박사를 위하여
[사설] 포스텍의 예비 박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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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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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7일에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격년으로 40세 이하의 우수 국내 과학자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젊은과학자상이 수여되었다. 올해에는 특히 4명의 수상자들 중 3명이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를 수행해 온 순수 국내파 박사라는 점에서 여러 화제를 낳고 있다. 젊은과학자상의 시상이 시작된 1997년부터 작년까지 13년간 총 46명의 수상자 중 단 4명만이 국내 박사였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그러할 만도 하다. 최근 교수 임용에서도 국내 박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이 40~50%선을 유지하고 있고, 우리 포스텍 출신 박사들을 비롯하여 국내 박사가 해외 유수 대학에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뉴스가 종종 전해지고 있다. 또한 기업 및 민간연구소의 기술 개발 최첨단에서 혁혁한 성과를 도출하는 여러 국내 박사들의 소식을 수시로 접할 수 있는 등 여러모로 과거에 비해 국내 박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 포스텍의 예비 박사들은 이와 같이 긍정적인 소식을 자극으로 삼아 더욱 분발하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의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다름이 아니고 이제 우리나라도 국내에서 세계수준의 과학자를 양성할 수 있는 수준의 학문적 성숙도와 인재 육성 체계가 갖추어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스스로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지 못하고는 보다 치열해지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가 지극히 어렵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자신을 위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경쟁은 글로벌 환경에서 벌어지는 만큼, 경쟁 대상은 우리 주위가 아니라 세계의 유수 대학에서 배출되는 신진 인력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및 언어 능력의 중요성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뿐 아니라, 도전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포스텍의 박사라면 학문적으로 스승에 종속되지 않고 이를 넘어서는 성취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우리는 어떤 신진 연구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를 평가할 때 지도교수 이상의 연구를 할 수 있겠는지를 종종 묻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학문을 계속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선진 연구를 따라잡으려 하는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는 청출어람을 통해서만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한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연구자는 결국에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구실의 연구 분야를 계승해도 좋고, 더 좋은 길이라면 포스텍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밖으로 진출하여 더 넓은 공부를 하여 얻은 새로운 것을 접목하여 독자적 분야를 창출하는 것이다. 학문적 이종 교배를 통해 새로운 창조적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상식을 감안하고, 또한 오랜 기간 연구실 생활을 하며 같은 캠퍼스에 머무르게 되는 학교 특성상 안주하게 되는 경향이 종종 나타난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이 점은 더욱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포스텍 구성원 모두는 포스텍 박사들의 경쟁력 증진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 최근 교육개발센터가 주최하고 있는 ‘Workshop for Preparing Future Faculty’와 같은 시도는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우리의 신진 박사들이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또한 아직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지도교수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도와주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스스로의 땀방울과 모든 포스텍 구성원의 노력이 하나가 된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캠퍼스 곳곳에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을 포스텍의 예비 박사들이 앞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성취를 이루어 우리의 미래를 밝혀 주리라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