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0년, 포스텍 발전 방안의 성공적인 시작을 위하여
[사설] 2010년, 포스텍 발전 방안의 성공적인 시작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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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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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신학기가 시작되었다. 올해는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해이며, 포스텍 비전 2020을 10년 남겨둔 시점이다. 전원 입학사정관제로 모집한 신입생이 들어왔고, 캠퍼스 국제화 3개년 계획이 시작되며, 획기적으로 강화된 교원 인사 규정이 시행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대학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몇 가지 주요 사업들이 시작되는 해인 것이다. 따라서 비전 2020을 달성할 수 있느냐 여부가 판가름 나기 시작하는 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 시작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먼저 새로 우리대학에 들어온 모든 신입생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을 전한다. 학부생은 물론이고 대학원생들 또한, 보다 값진 미래를 위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돌아왔음을 의식하고 새롭게 서게 된 자리에 충실하기 바란다. 대학이란 스스로 두드리는 만큼만 얻게 마련인 곳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열심히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바란다. 교수와 선배가 귀찮아할 만큼 쫓아다니며 묻고, 대학 곳곳에서 행해지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며 미래의 한국 과학계를 이끌 차세대 글로벌리더로서 실력을 갖추기 바란다. 그럴 때에야 새로 포스테키안이 된 학생들 모두가 보람 찬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여러분들을 가르치는 우리대학이 국가사회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을 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학 또한 그동안 추진해온 학부교육의 강화, 교과과정 개편, 입시제도의 변화 등을 묶는 차원에서 교육정책을 가다듬어 보다 내실 있는 교육이 수행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올해 우리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최근 우리대학은 포스텍 비전 2020의 실현을 위하여 2013년 세계 50위권 대학에 진입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를 위해 향후 3년 동안 1,500억 원을 투입하여,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융합연구센터의 설립 등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며 글로벌 환경을 구축하는 등 9개 과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더불어서 교수의 임용 및 정년보장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하여 한국 대학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대학이 발표한 대로 노벨상이나 필즈상 수상자 급의 석학을 유치하는 일은 대학의 질적 수준을 단기간에 높이는 데 있어서 효과적인 방안이 되리라고 본다. 이는 여러 문제점을 노정한 정부의 WCU사업을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병행하여 영어 공용화 등 캠퍼스 국제화 3개년 계획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 모두가 잘 맞물려 추진되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쉬워질 듯하다. 포스텍 비전 2020이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된 이상,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추진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대학 구성원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경주되리라 믿는다.

한편으로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상 언급한 모든 과제가 포스텍 24년 역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일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더욱 그렇다. 모든 혁신과 개혁에는 어느 정도 부작용도 없지 않고 반대 의견도 당연히 있는 일이지만, 지금처럼 대학의 중요한 변화를 이끌 과제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에는 상황이 한층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도 더 대학 구성원 모두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대학당국이 노력해야 한다. 대학의 발전에 관심을 갖는 한 어떤 교수나 직원, 학생이라도 이 과정에서 소외되어 공동체 의식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 사안이 미묘한 경우 대학 구성원 하나 하나를 배려하는 이런 자세가 절실히 요청된다. 예를 들어 해외 석학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기준으로 볼 때 유례가 없을 만큼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한편 교원의 임용 및 승진 기준은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일은, 각각의 필요성을 십분 인정한다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교내 구성원의 의욕을 꺾는 일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신임교수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일은 매우 적절하고 잘하는 일이라 본다. 다만 그것이 한두 가지 정책에 그치지 않고, 주니어 교수 일반에 대한 지원으로 강화되고 대학사회의 제반 업무에도 적절히 반영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현재의 상태를 벗어나 큰 변화와 발전을 꾀할 때, 이를 주도하는 입장에서 시종일관 기댈 곳은 내부 구성원뿐이다. 변화의 지속적인 동력은 안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따라서 아무리 갈 길이 멀고 험하다 해도, 오히려 그럴수록 내부를 다독이며 나아가는 자세가 요청된다. 우리가 천명한 대학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내부의 동력이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상호배려와 헌신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