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논단] 열린 마음으로 해외여행을
[독자논단] 열린 마음으로 해외여행을
  • 하동헌 / 기계 07
  • 승인 2010.01.0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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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해외경험을 여러 번 했다.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아 미국으로 건너갔고, 유치원 때 돌아온 후 중학교 2학년 때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고3을 마치고 나서는 일본을, 그리고 지난 여름에는 유럽 6개국을 다녀왔다. 그 때마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

미국에서 돌아오기 전에는 하와이에 잠시 들러 태어나 처음으로 바닷물이 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학생 시절 영국에 방문했을 때는 6년만의 폭설이 내렸다. 기차를 타고 프랑스에 가게 되었는데, 기차를 2번 갈아타는 동안 모든 기차가 폭설로 20분 연착이 되었지만 다행히 놓치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친구들과 라면으로 저녁을 먹고 나서, 너무 맛있어서 친구들을 숙소로 보내고 혼자 다시 그 라면을 먹으러 간 적도 있다. 지난 여름에 있었던 유럽 여행에서는 갑자기 여유 일정이 생겨 예상치 못한 곳을 여행하기도 했고, 공항에서 자다가 지갑과 여권을 털리기도 했으며,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스페인 경찰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해외여행은 이처럼 새로운 경험을 수없이 겪게 되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 다반사다. 그런 해외여행에서 필수적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열린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우리와는 다른 생각과 문화ㆍ음식을 접할 수밖에 없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우리보다 친절하지만 영어는 잘 안 통하며, 시간관념에 있어 상당히 깐깐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더 멀리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음식은 아침부터 매우 짠 고기를 먹게 되며,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음식점이나 편의점이 잘 없다. 이 모든 것은 다 그 국가의 사정과 국민성, 사는 환경 때문에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상태에서 여행하는 나라에 불만을 가지고 불평을 한다면,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줄어들게 된다. 왜 이 나라는 음식이 짠지, 고기를 왜 많이 먹는지, 키는 왜 크거나 작으며, 소매치기가 왜 많은지, 왜 어딜 가나 케밥을 파는지 등 그 나라의 불편하거나 특이한 점을 이해하고자 하면 할수록 그 나라가 더 넓게 보이는 것이다.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랜 기간 외국에 있으면 김치찌개, 고추장으로 비빈 비빔밥, 빈대떡 등 한국음식들이 정말 많이 생각난다. 그러면 싸가지고 간 고추장을 빵에 발라먹거나, 한인민박에서 잠시 힘든 것을 달래주면 된다. 햅반 같은 걸 싸가지고 가면 짐의 무게만 늘어날 뿐이다.

앞으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 때 어느 곳을 가든, 열린 마음 이것 하나만 제대로 챙겨간다면 그곳을 제대로 여행하고 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