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엿보기/ 서태지] 돌아온 서태지, 기대 반 실망 반
[문화 엿보기/ 서태지] 돌아온 서태지, 기대 반 실망 반
  • 손성욱 기자
  • 승인 2000.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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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돌아왔다. ‘아이들’이란 호칭을 버리고 음반을 발표하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98년 여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이후 2년 6개월만에 베일에 싸인 채로 ‘Take Two’의 음반과 뮤직비디오만을 공개했던 그가 드디어 팬들 앞에 얼굴을 내비친 것이다. 역시 서태지답게 음반 발매 전부터 각종 소문과 추측들이 난무했고, 지금도 그는 문화 전반에 걸쳐 최고의 뉴스메이커가 되고 있다.

원래 서태지는 그룹 ‘시나위’에서 활동하던 락 뮤지션이었다. 솔로 1집에서 보여준 얼터너티브나 이번 2집의 하드코어 모두 그가 평소 동경하고, 하고 싶어했던 음악 장르들이기에 팬들은 그의 자유로운 음악 창작 정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그의 음악에 대해 혹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항상 서태지의 음악은 ‘누구누구와 비슷하다’는 구설수에 시달려 왔다. 이번 앨범 역시 마찬가지로, 음악 내용이나 복장 등에 있어서 미국의 하드코어 그룹인 ‘Korn’과 똑같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태지의 음악이 많게든 적게든 외국 음악과 비슷한 점을 보였던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서태지의 설명대로, 그러한 음악들에 생소한 국내의 팬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몇년간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 발전이 없다는 평은 한번쯤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앨범은 2년여의 준비 끝에 완성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은 30여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점은 1집때도 지적이 되었고, 또한 창작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팬들에 대한 예의로 보기엔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음악의 질도 문제다. 서태지 본인은 ‘핌프 락(Pimp Rock)’이라는 새로운 장르라고 소개하였지만 ‘서태지 앨범이 하드코어로 이루어졌다’는 소문에 과거 ‘아이들’시절 보여주었던,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변신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음악적으로 별로 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조금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 외에도 예전의 철저한 베일속 신비주의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광고 모델료로 거액을 챙겨 보통 가수들과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인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그는 상업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아쉬움은 충분한 역량도 있고, 국내에선 이미 음악적으로 인정받은 그가 왜 음악활동을 재개할 무대를 국내로 한정했는지 하는 점에 있다. 이제 우리 음악도 많이 수준이 높아진 만큼, 한국 음악의 수준 향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그에게 우리 음악을 해외에 알려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기대일까?

모든 것을 떠나 오직 음악에만 전념하는, 우물안 대중가수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세계속의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서태지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그것이 허수아비 우상 ‘울트라맨’이 아닌, 진정한 영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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