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논단]한 명의 포스테키안이 갖는 무게감을 갖자
[독자논단]한 명의 포스테키안이 갖는 무게감을 갖자
  • 구윤모(신소재 09)
  • 승인 2009.11.0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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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부터인가 교내 곳곳에 총학생회ㆍ기숙사자치회ㆍ총여학생회 등의 회장 후보를 홍보하는 포스터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중행사라고는 하지만 올해 입학한 필자에게는 조금은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물론 중ㆍ고등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 숱한 홍보 포스터를 보긴 했지만 이제는 한 명의 성인으로 인정받아 대학이라는 사회에서 처음 접하는 선거라 그런지 조금은 설레기도 한다.


선거운동은 힘든 일이다. 직접 후보가 되어 선거운동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 후보들과 그들의 후원자들이 선거운동을 한다고 교내를 발 벗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기 위한 그들의 초조한 심리를 느낄 수 있었다. 선거 당일에는 단 한 명의 승리자가 결정된다. ‘1등이 되지 못하면 진다’라는 압박감은 유력한 후보에게나 그렇지 못한 후보에게나 심리적인 부담이 될 것은 당연하다. 다행히도 올해 선거 후보는 전부 한 명씩이기 때문에 ‘패배’라는 쓴맛을 맛볼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선이 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가 없다면 당선자는 조금은 복잡한 심정이 될 것이다.


중ㆍ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투표의 자유가 보장된 대학에서는 투표 불참이 가능하다. 불참을 하는 이유는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갖고 있거나 개인 사정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선거에 대한 무관심일 것이다. 신입생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입학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는 있으나 학생 단체와의 먼 거리감을 자주 느끼곤 한다. 교내 축제, 다양한 행사 등 학교 내부의 여러 단체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 기회가 많이 있었으나, 그런 교내 학생단체들과의 거리감을 줄이기에는 8개월이라는 시간은 조금 짧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투표율이 신입생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투표율 80%를 넘기는 게 힘든 일인 것처럼 투표권의 자유가 주어진 이상 구성원 전원의 참여를 바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참여 의식의 부족은 타인이 관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문제가 되어버린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세뇌 교육을 할 수도 없을 노릇이고, 결국 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라는 이유로 학교 내부의 일들에 대한 무관심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내 행사나 학생단체의 장 선거 등은 우리가 중심인 학생 사회에서 일어나는 행사다. 게다가 우리대학처럼 인원수가 적은 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의 참여가 행사에 미치는 영향이 타 대학에 비해 훨씬 크다.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한 표가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선거는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주위 환경을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더 나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선거를 비롯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할 줄 아는 포스테키안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