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기숙사 애완동물 사육
[지곡골목소리]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기숙사 애완동물 사육
  • 최석홍 / 생명 06
  • 승인 2009.05.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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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자 기숙사 3동에서는 누군가가 고양이와 햄스터를 기르고 있다. 심지어 햄스터의 경우, 밤에는 복도에 내놓아 기르고 있다. 물론 내가 모르는 더 많은 동물이 있을 가능성도 있겠다. 예전 사생수칙에서는 동물 사육 행위에 대한 벌점(5∼10점)이 있었으나 지금의 사생수칙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없어졌다. 물론 규정에 없어졌다고 하여 무조건 허락되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기숙사에서의 동물 사육을 제제할 만한 강제 수단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기숙사는 자신에게 잠시 ‘임대’되는 공간이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니고 공공의 소유인데, 그 공간을 애완동물로 오염시키는 것은 곤란하다. 사회에서 집을 빌려 생활할 때도 애완동물은 집주인의 허락을 얻었을 때 기르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포스텍 기숙사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학생들은 누구와 합의를 보고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인가?
또한, 기숙사에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행위는 이로 인한 교차 감염의 우려가 발생한다. 돼지 인플루엔자 사태에서 보듯, 동물의 질병이 인간에게 감염성을 가지는 것은 더 이상 SF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극단적인 질병 외에도 동물에 대한 알레르기는 빈번하며, 누구에게라도 잠재적인 위협요소가 된다.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알러젠(allergen)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들이 방 구석구석에 남아있을 수 있을뿐더러,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동물 특유의 냄새는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방에 다음 거주자가 오게 되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이러한 애완동물이 발생시키는 폐기물의 처리가 또 다른 문제이다. 이들의 폐기물도 분명 모두가 사용하는 공간에서 처리되고 버려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용의 공간을 오염시킬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애완동물의 사육으로 인한 이러한 행위들은 기숙사 집단의 이익과 목적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애완동물의 사육을 금지하거나, 애완동물을 허용하는 기숙사를 따로 정하고 그로 인한 책임을 스스로가 지도록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