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봉우리 효과’ 실마리 찾았다
초전도체 ‘봉우리 효과’ 실마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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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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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L 발표…관련 연구 및 산업계 활용 기폭제
  

우리대학 연구진이 극저온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져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물질로 각광을 받고 있는 초전도체가 가진 현상 중 필수적으로 규명해야 할 ‘봉우리 효과(peak effect)’ 연구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물리학과 박사과정 장동진 씨(지도교수 조무현)와 서강대 이성익 교수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MgCni3 결정을 이용해 초전도체의 소용돌이 구조가 초전도 상태가 사라질 만큼 높은 온도나 자기장에서 임계전류의 갑작스러운 증가를 보이는 ‘봉우리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물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7월 24자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임계전류는 낮은 온도와 낮은 자기장일 경우에 큰 값을 갖는다. 하지만 일부 초전도 물질들은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높은 온도나 자기장에서 갑작스럽게 임계전류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인다.


‘봉우리 효과’로 불리는 이 현상을 활용하면 극저온에서만 초전도 상태를 유지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초전도체 물질을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상태로 만들 수 있게 된다. 이 현상이 자기장의 소용돌이 격자가 무질서하게 늘어져 있어 ‘봉우리 효과’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연구에 활용된 물질의 물성이 복잡해 이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위해 상대적으로 자기장이 낮은 조건하에서 봉우리 효과를 관찰할 수 있고, 균일한 층을 이루고 있어 봉우리 효과의 원인을 연구하기에 유리한 MgCni3 초전도체 물질을 이용했다. 그 결과, 초전도체 내에 소용돌이 형태로 침투하는 자기장을 관찰하기 위해 초전도체 내로 흘려보내는 전류의 진동수가 증가할수록 봉우리 효과가 점차 약해지다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기존의 주장과는 달리 자기장에 의해 형성된 초전도체 결정 내의 소용돌이 구조의 동역학적 특성이 ‘봉우리 효과’에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고하고, 향후 이 연구가 봉우리 효과의 원인 규명에 필수적임을 제시했다.


장동진 씨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봉우리 효과가 규명되면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체를 활용할 수 있어 전력손실이 없는 전선을 만들 수 있는 등 에너지를 훨씬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특히 MgCni3 물질은 세계적으로 우리 팀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어 ‘봉우리 효과’ 연구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 초전도체(超傳導體, superconductor) :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0에 가까워지는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도체로, 내부에는 자기장이 들어갈 수 없고 내부에 있던 자기장도 밖으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 자석 위에 떠오르는 자기부상 현상을 나타낸다.


초전도체에는 타입I과 II로 나뉘며, 타입Ⅰ은 아주 작은 자장이라도 외부에서 들어오면 초전도성이 깨져 산업에 응용이 어렵고, 타입Ⅱ는 여러 원자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부 자장에 대한 저항능력이 높기 때문에 산업에 주로 이용된다.


※ 임계전류(臨界電流) : 초전도체에 전류가 흘러들어가 초전도성을 잃게 하는 한계의 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