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전자출결·전자화폐 시스템
기획취재 - 전자출결·전자화폐 시스템
  • 최유림 기자
  • 승인 200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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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으로 편리한 시스템을”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신분증은 모두 스마트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카드란 IC(Integrated Circuit)칩을 내장한 카드로 신분증 기능 외에 현금카드 기능, 식당 및 매점을 이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 기능, 출입통제 기능, 전자출결 기능 등이 있다. 2004년 제18대 총학생회의 건의로 우리은행과 제휴를 맺은 후 보안시스템과 전자출결, 전자화폐 등의 시스템을 구축, 2005년 3월 개통했다.
그 후 5년이 지났다. 교내 도난사고를 줄이는 데 큰 몫을 한 출입통제 기능과 같이 도움이 된 것도 있지만, 기대에 비해 역할을 제대로 못한 기능들도 있다. 전자출결과 전자화폐 시스템이 그것이다.

전자출결 - 전시용 시스템? 강의실 문 옆마다 설치되어 있는 전자출결 기계. 그러나 무용지물이다. 전자출결로 출석을 확인하는 수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0여 명 수강하는 ‘문화콜로퀴움’의 경우에도 전자출결 대신 일일이 출석표를 나눠주고 출석을 확인한다. 출석을 부르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전산으로 처리되어 확인도 편한 시스템을 두고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대리출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전자출결은 단순히 기계에 스마트카드를 찍는 형식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카드를 대신 찍어줄 수 있다. 84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재무회계’ 과목을 담당하는 장봉규(산경) 교수는 “전자출결을 사용하지 않고 학생들이 출석부에 서명을 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학생의 카드를 대신 찍어주거나 카드만 찍은 후 나가는 학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 한 학우는 “전자출결을 하면 가끔 학생증을 깜박 잊고 안 가지고 수업에 갔을 때는 정말 난감하다. 그리고 카드가 정확히 인식되지 않아서 ‘결석’이라고 처리된 경우도 있었다. 전자출결이 오히려 출석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무인사팀의 양영선 과장은 “많은 돈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만큼 문제점을 개선해서 많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그 중 하나로 ‘전자교탁’을 도입할 계획이다. 출석한 학생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대리출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올해부터 휴대폰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신분증’도 도입할 예정이다. 대부분 휴대폰은 항상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자화폐 - 결제 오류 개선해 나가야 전자화폐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우리대학이 규모는 작지만 전자화폐 사용액수는 매우 크다고 한다. 그런데 전자화폐 시스템에도 부족한 점이 있다.
먼저 ‘결제오류’ 문제다. 학생식당에서 전자화폐에 오류 메시지가 뜨거나 빠르게 결제되지 않아서 당황하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전자화폐가 중복결제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여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심지어 중복결제 사실을 한참 뒤에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결제오류 때문에 전자화폐를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총무인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터치형 단말기를 카드를 넣는 형태의 단말기로 바꾸어 카드 인식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그러나 이 경우 결제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전자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는 점도 문제다. 예를 들어 학생회관 문구점에서는 전자화폐를 사용할 수 없다. 교내에서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고 카드 한 장으로 모든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전자화폐의 장점이 무색해진다. 수도권의 몇몇 대학은 교내뿐 아니라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학 주변의 상점에서도 전자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대학도 전자화폐를 더 많은 곳에서 쓸 수 있도록 하면 좀 더 사용이 활발해질 것이다.
양영선 과장은 “앞으로 문구점세탁실미용실사진관 등에서도 전자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전자화폐 결제액의 일정 비율을 포인트로 적립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자화폐는 따로 현금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소득정산이 되며, 복지회 운영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앞으로 사용을 장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스마트카드 도입 5년째인 올해, 우리대학은 그 시스템을 전체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현재 스마트카드 기능과 학사일정 및 교내회보를 휴대폰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을 하는 모바일 신분증을 도입하는 등 디지털 캠퍼스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에 만들어놓은 것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스마트카드 기능의 체계적인 관리로 대학 구성원들이 실질적으로 편리하게 사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