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생체회로 규명, <사이언스> 발표
죽음의 생체회로 규명, <사이언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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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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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io 남홍길 교수팀…노화지연 단초 제공
시스템생명공학부(I-Bio) 남홍길 교수 연구팀이 식물을 이용해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 있던 생명체의 노화 및 죽음을 관장하는 생체 회로를 규명하며 인간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연구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 연구팀의 김진희우혜련 박사의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육성사업 및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 2월 20일자에 게재되었다. 노화는 생명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발달 과정인데 아직 이에 대한 유전적 조절 회로에 대해 규명된 바가 거의 없다. 남 교수는 노화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설 중 노화의 유전적 결정론에 바탕을 두고, 노화 연구가 용이한 애기장대를 통해 노화의 분자적 기작을 연구했다. 유전적 결정론 관점에서 볼 때 식물에서의 노화는 식물의 발달 과정 중 마지막 단계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생화학적생리적 현상으로, 그것이 유전적으로 계획되어 있어 세포·조직·기관 수준에서 매우 정교하고 능동적으로 진행된다. 연구팀은 애기장대 연구를 통해 노화에 관련된 세 개의 유전자 ORESARA1 (오래살아1, 이하 ORE1), EIN2, miR164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동되는 생체 회로의 조절이 노화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나아가 이 식물에는 노화 및 죽음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견고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여러 애기장대 중 노화가 지연되는 돌연변이체(애기장대)의 유전자 중 하나인 ORE1의 특성을 밝혔으며, 식물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EIN2 유전자의 활성으로 ORE1 전사체의 양이 증가하면서 노화 및 그에 따른 죽음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노화와 죽음에 관련된 생체회로들은 이같이 ORE1의 전사체 양의 조절로서 노화와 죽음을 조절한다. 어린 식물에서는 ORE1 전사체의 양이 적고, 모두 miR164에 의해 분해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EIN2가 miR164의 분해를 막음으로써 ORE1의 양이 늘어난다. 그러나 ORE1의 증가를 막아도 식물의 노화와 죽음은 진행된다는 것이다. 남홍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 및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라며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비롯한 다른 개체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