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과 포항시의
포스텍과 포항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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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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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발전을 위하여
추석을 앞둔 지난 9일 포항시는 포항도시기본계획 공청회에서 2020년 포항의 미래와 관련한 도시기반 확충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의하면 2020년 포항시의 인구를 90만 명으로 추정하고, 21세기 포항 발전을 이끌어갈 전략사업으로 영일만해상도시, 영일만대교건설, 동해면 국가산업단지 조성, 포항경제자유구역 조성,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포항 오션르네상스(동빈내항 복원사업), 동해안 해양관광벨트 구축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 아직 경북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 심의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포항시의 야심찬 발전계획에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포항시와 마찬가지로 우리대학도 지난 2004년 포스텍 비전 2020을 기치로 내세우며 2020년 세계 20대 대학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하여 대학에서도 다양한 전략과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20위권 대학이라는 목표는 대학의 의지만으로는 이루기 어려우며 그 대학이 속한 지역사회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세계적인 대학은 세계적인 문화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학이 한국의 대학보다 앞선 이유는 미국이 한국보다 경제적, 문화적으로 앞서 있기 때문이며, 서울의 대학이 지방의 대학보다 앞선 이유도 서울이 지방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다.

우리 포스텍의 경우는 이러한 보편적 현실에 비추어 거의 유일한 예외가 되는데 이는 포스코라고 하는 세계적인 기업의 전폭적 지원에 기인한다. 하지만 세계 20위권 대학이라는 목표는 포스코의 지원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포항시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포항시가 세계적인 도시가 된다면 포스텍 비전 2020의 달성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삶의 질이 우수한 도시에는 우수한 사람과 자원이 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도시가 서울과 같은 거대도시일 필요는 없다. 거대도시는 삶의 질 측면에서 오히려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포항시야말로 포스텍이 발전하는 데 적합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포항 2020에 포스텍 비전 2020을 지원한다는 계획이 빠진 점이 아쉽다.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는 길은 포스텍과 포항시가 좀 더 긴밀히 연계하는 것이다. 더불어서, 우리의 아쉬움을 내세우기 전에 포항시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작은 부분에서까지 더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물론 포항시의 발전을 위한 우리의 과제는 대학 본연의 임무인 연구와 교육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다. 하지만 포항시에 대한 우리 구성원들의 애정을 좀 더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포스텍의 많은 구성원들은 아직 포항을 임시 거주지로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는 포스텍만의 현상이 아니라 거의 모든 대학 도시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이러한 생각부터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한 일이지만 자신의 주소만 바꾸어도 포항에 대한 애정은 달라지게 된다. 비록 포항이 고향은 아닐지라도 우리 모두 자랑스러운 포항시민이라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야말로 포항을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변모시키는 출발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것은 또한 우리 포스텍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는 일이기도 하다. 포스텍과 포항시가 크고 작은 모든 영역에서 좀 더 긴밀한 관련을 맺을 필요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