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예가 ‘홍보’가 지닌 매력이요 함정이라 생각한다. 이는 우리대학도 마찬가지여서, 많은 포스테키안들은 학교에 적응해 가면서 차츰 학교에 대한 불만을 털어 놓는다. 이러한 불만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입학하기 전 홍보를 통해 인지했던 ‘조감도 속의 포스텍’과 입학 후 생활하면서 알게 된 ‘현실의 포스텍’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이다.
학생 전체가 장학생인 포스텍과 평점 2.7점(현 3.0점)을 넘겨야 장학금을 사수할 수 있는 포스텍, 소수영재교육을 지향하는 교수 대 학생 비 국내 최고의 포스텍과 지도교수님을 한 학기에 한 번 보기도 힘든 포스텍. 이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홍보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느끼곤 한다. 이러한 현실에 혹자는 ‘홍보 중심 대학 포스텍’ 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쏟아낸다.
사실 포스텍이 타 학교나 타 업체에 비해 과대 혹은 허위 광고의 비율은 현저히 낮은 편이라 말할 수 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필자가 포스텍 입시설명회나 홍보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포스텍의 입시설명회는 학교 자랑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입장에서 진지하게 충고를 해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었다.
다만 위의 예에서 들었던 장학생에 대해 언급할 때, 이공계 장학금 지급 기준이 2.7점(06년도 이전 2.4점)일 때에는 어느 정도 이상의 학업을 수행할 때, 모두가 장학생이 될 수 있다는 논리의 홍보를 했다. 그리고 이는 평점 2.7점(06년도 이전 2.4점) 미만의 학생들의 비율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설명이었다.
그리고 평점 3.0점이 장학금 계속 지급 기준이 된 올해부터는 ‘평점 3.0점 이상이 되어야 장학생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일정 이상의 노력을 해야 얻을 수 있는 학점이다. 이는 타 학교에 비하면 높은 장학생 비율이며, 모두가 장학생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홍보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서 평점 3.0점 이하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 수여 계획 등 학교의 장학정책 노력 여부는 논외로 하기로 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홍보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느끼는 데에는 학생들의 책임도 크다. 종전에 예를 들었던 높은 교수 대 학생 비임에도 불구하고, 지도교수제가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학생에게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홍보에서 언급하는 교수 대 학생 비는 객관적 데이터이지만, 이를 활용해야 하는 것은 학생들 바로 자신이다.
더 나아가 학생들이 포스텍 입학 후 실망하는 사실들 중 하나로 포스텍에 오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의 캠퍼스를 꿈꿨는데, 막상 입학해보니 술만 마신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비단 우리대학에 국한된 것도 아니지만, 이에 대한 실망은 학교에 대한 실망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문화에 대한 실망이 아닌가.
준공된 아파트가 조감도에 못 미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바이다. 하지만 조감도와 같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것이다. 현실이 홍보와 다르다고 비아냥거리기 전에 우리 스스로 조감도 속의 포스텍을 현실의 포스텍으로 승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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