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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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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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의 3월은 싱그럽다. 새내기들의 활력 때문이다. 올해 우리대학은 297명의 학부 신입생을 선발했다. 그 숫자가 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는 않지만, ‘소수정예’를 추구하는 포스텍의 교육목표를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 새내기에게 앞으로 4년간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백성기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학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리더십 배양과 ‘맞춤형 교육’을 표방한 바 있다. 이번 입학식에서도 총장은 “우리대학이 지향하는 소수정예교육을 더욱 심화하여 여러분 개개인의 꿈과 개성, 그리고 잠재된 역량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이번 새내기들에게는 지도교수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선진대학형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가 선보이게 된다. 포스텍의 독자적인 ‘영어인증제’ 실시 또한 주목할 만한 학부 교육정책의 변화이다.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의사소통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그 취지이다. 이전까지 ‘토플 550점’을 졸업요건으로 학칙에 명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진일보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의 학칙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이 부각되었다. 우리대학의 구성원들, 특히 교수들 다수가 공감하는 학부교육에 대한 철학과 뚜렷한 목표가 존재하는가 하는 점이다. 학부 4년간의 교육에서 교양교육과 기초교육을 강조할 것인가, 아니면 전공교육에 치중해야 하는가? 교양 및 기초교육과 전공교육의 균형을 추구한다면 어느 지점 또는 수준에서 균형을 맞출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은 현행 120~130점의 졸업학점제에서 교양교육과 기초교육, 그리고 전공교육의 비율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결부되어 있다. 또한 각각의 부문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하는 점에 대해서도 교수들 간에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물론 그러한 합의를 도출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시킬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대학교육개발센터장은 전체 교수들에게 보낸 이 메일에서 학부교육과 석사교육을 통합하여 ‘2+4 시스템’을 제안한 바 있다. 즉 신입생들에게 2년간은 교양교육과 기초교육에 전념토록 하고, 이후의 4년간은 전공교육을 실시하여 곧바로 박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하여 교수들 개개인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는다.

반가운 것은, 그러한 제안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학부 교육에 대한 교수들의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논의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냄으로써 학부교육의 철학과 비전을 재정립해나가야 한다. 신임총장과 재단의 교육에 대한 관심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번 기회에 우리는 학부교육의 근본에 대하여 다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저마다의 꿈을 안고 포스텍에 들어온 새내기들에게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포스텍이 진정 세계 20위권의 대학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이제라도 학부 교육의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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