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 2] 포스테키안의 정치의식 설문조사
[대선특집 2] 포스테키안의 정치의식 설문조사
  • 강민주·강탁호·이상현 기자
  • 승인 2007.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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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향은 다소 “진보적”, 활동은 매우 “소극적”

이번 가을은 5년 만에 돌아온 정치의 계절이다. 지난 7일 치러졌던 내년도 총·부학생회장, 여학생회장, 기숙사자치회장 선거를 비롯하여, 내달 19일에는 2007 대선이 있을 예정이다. 우리대학에는 현재 2,687명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다가오는 대선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정치적 관심이 고조된 이 시기를 맞아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정치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투표권이 없는 학생도 포함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메일을 통해 이뤄졌으며, 20%의 응답률을 보였다(3,505명 중 702명 응답, 유권자 650명).


첫 번째 파트는 정치의식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질문 1-1> 자신의 정치적 관심도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34.6%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높다’와 ‘낮다’가 23.2%로 같은 응답자 수를 보였다. ‘매우 높다’, ‘매우 낮다’에 대한 응답은 각각 8%, 10%로 거의 같게 나왔다.

<질문 1-2> 자신의 정치적 성향은?
‘다소 진보적’ 34.4%, ‘중도적’ 30.9%, ‘다소 보수적’ 19.3%, ‘진보’ 11.2%, ‘보수’ 3.6%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발표된 서울지역 7개 대학에서 실시한 합동 정치의식 조사에서 자신을 보수라 생각하는 학생이 35.1%인 것에 비해 우리대학은 보수층의 비율이 낮았다. 또한 우리대학의 ‘중도’(30.9%)와 ‘진보’(45.6%)의 비율은 서울 7개 대학의 ‘중도’(23.2%), ‘진보’(33.5%)에 비해 높은 편으로 나왔다.

<질문 1-3> 자신이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은? (복수 응답 가능)
선거권을 행사한다는 응답이 61.1%였으며, 인터넷을 통한 정견 제시를 한다는 학생들도 15.7%였다. 반면 정치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8.0%였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거나, 참여하더라도 선거 이상의 활동을 하는 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대학의 특성상 정치인문학을 배울 기회가 한정되어 있고, 외부에서 정치겭英?활동을 할 시간과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추정된다. 실제로 정당 활동이나 시민곀剋?단체 등에 참여하는 학생은 1~2%로 매우 적었다.

개교 때부터 있어왔던 ‘학칙 제73조 학생활동의 제한’ 조항에 따르면 우리대학 학생은 ‘학내에서의 정치적 활동’과 ‘학외에서 대학명의의 정치적 활동’을 할 수가 없다. 지금은 거의 사문화된 학칙이지만, 여전히 학칙으로서 존재한다. 개교이래로 총학생회 주도로 학칙을 수정하려는 시도가 있어왔지만 번번이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또 지난학기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학칙수정안이 올라가 있지만 학칙개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런 학내 분위기를 비롯한 위의 요인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은 소극적인 정치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두 번째 파트는 2007년 대통령선거에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질문 2-1> 이번 2007 대선 투표에 참여할 것인가?
89.8%의 학생이 참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7일 치러진 내년도 총학생회장선거 투표율이 70.2%, 2002년 제16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70.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특히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20대의 투표율이 47.4%였던 것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대학 학생들이 이번 대통령선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질문 2-2> 지지하는 후보는?
문국현 후보가 22.2%로 가장 많았고 이명박 후보(21.1%), 이회창 후보(15.7%), 권영길 후보(5.2%), 정동영 후보(3.1%), 이인제 후보(0.3%)가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금민 후보(3명)가 있었다. 이 질문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답은 ‘없음’이었는데, 이는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후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여타 여론조사 기관에서 벌이고 있는 현재 국민 지지율은 이명박-이회창-정동영-문국현 후보 등의 순이다(지난 19일 발표한 동아일보 여론조사결과 참고). 그리고 지난달 있었던 서울지역 7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이회창 후보 출마 전 실시)에서는 이명박-문국현-권영길-정동영 후보의 순서로 지지도가 높았다. 반면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우 문국현 후보의 지지도가 가장 높은 것은 앞의 <질문 1-2>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의 정치적 성향이 ‘다소 진보적’인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에 상응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질문 2-3> 지지하는 정당은?
한나라당이 22.3%로 가장 많았고 민주노동당(9.1%), 창조한국당(9.1%), 대통합민주신당(6.2%), 민주당(0.8%)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한국사회당 등이 있었다. 앞의 질문에서 문국현 후보가 이명박 후보보다 지지도가 높은 것과 반대로 지지하는 정당에서는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높아,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음을 볼 수 있었다.

<질문 2-4> 투표권 행사 이외에 직접적 선거에 참여한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활동을 했는가?
응답자의 91.7%가 ‘없다’고 답했다. 공명선거 활동(1.7%), 지원활동(3.2%) 및 기타 활동들(2.5%) 역시 그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었고, 기타 활동에 ‘선거’라고 적은 학생들도 어느 정도 있는데, 이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그만큼 정치참여 수준이 낮음을 보여준다.

<질문 2-5> 투표를 할 때 후보의 어떤 것을 보고 투표할 것인가?
‘정책’이라는 답이 응답자의 61.8%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이번 대선에서 많이 거론되어왔던 ‘도덕성(15.5%)’과 ‘이미지(10.5%)’ 순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기타 의견으로는 리더십, 진실성, 추진력 등이 있었다.

<질문 2-6> 이번 대선이 가지는 의미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념 투쟁에서 실용논리로의 국민의 관심이동’이 37.1%로 가장 많았다. 또한 ‘진보세력의 국민적 신뢰 회복’이 두 번째로 높은 비율(16.5%)을 차지했고, 이어서 ‘단순한 정권교체’가 다음으로 높은 비율(10.2%)을 차지했다. 하지만 설문자의 일부(20.3%)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새로운 경제도약의 기회, 반신자유주의 노선의 결집, 신자유주의 정책의 시험대, 민주주의의 과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별 의미 없음, 단순한 인기투표, 대북관의 변화 등도 있었다.

<질문 2-5>와 <질문 2-6>의 결과로 볼 때 우리대학 학생 대부분이 이번 대선에서 정책에 의한 선거를 할 것이며, 당선자 역시 이런 정책을 제시하는 인물일 것이라는 생각을 보여준다. 또한 후보의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학생이 5.7%, 대선의 의미가 정당정치의 분열이라는 학생이 6.5%로 둘 다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은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낮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당 지지도와 후보지지도의 관계가 적다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