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각성’이란?
‘수술 중 각성’이란?
  • 이상현기자
  • 승인 2007.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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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중 각성. 전신마취 수술 시 외형적으로는 정상적인 마취상태로 보이지만 환자의식이 깨어나서 수술의 전 과정을 그대로 경험하는 현상. 수술 중 각성이 발생한 환자는 수술의 고통을 고스란히 경험한다. 하지만 근이완제를 투여받은 상태이므로 자신이 깨어있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도 표현하지 못한다. 이런 끔찍한 경험은 당사자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일으켜서 절반이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다.”

‘수술 중 각성’을 소재로 한 영화 ‘리턴’의 첫 장면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런 수술 중 각성의 확률은 극히 낮지만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대개의 수술 중 각성은 마취제가 부족하거나 혈액 내 마취제의 농도가 혈압, 심박 수의 변화, 출혈로 필요한 양보다 낮아지게 될 때 발생한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의약품에 대한 개개인의 반응 정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신마취 시에 마취 후 일찍 각성하게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마취 용량을 늘일 수도 없는 것이, 과도한 마취제의 주입은 연수를 마비시켜 호흡이 마비되고 혈압 강하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의식이 신경을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했을 때 이 현상을 신경계의 작용으로 이해하는 것도 쉬운 방법이다. 마취제는 감각을 둔화시켜 수술 중 고통을 못 느끼게 하고 신체기관들이 움직이지 않게 진정시키는 일차적인 기능이 있지만, 수술 중에 의식을 담당하는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이차적인 기능도 있다. 이때 교감신경을 억제하던 약물에 대한 반응성이 일반적인 사람보다 낮을 경우 약해졌던 의식이 점점 강해지면서 각성은 일어나게 되지만, 마취제에 포함된 근이완제로 인해 의식적인 동작을 할 수 없는 수술 중 각성이란 상태가 나타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