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총장 취임에 즈음하여
제5대 총장 취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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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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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우리대학이 과학과 기술 분야의 소수 정예교육을 목표로 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출범한지 20 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 1997년 10년사에 이어 올해 20년사가 발간되었고, 이번 2학기 시작과 함께 우리는 제5대 총장의 취임과 새로운 집행부의 출발을 보고 있다. 20살이면 이제 성년을 맞이한 우리대학의 구성원 모두는 개교 때의 목표가 무엇을 의미하며, 과연 지금까지 이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어떻게 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초우량 기업인 포스코의 지원과 설립자의 비전이 오늘의 우리대학을 있게 하였으나 세계적인 수준의 공과대학이 되겠다는 꿈에 비해 현 시점에서 우리는 결코 만족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우리의 지난 20년은 결코 순탄한 길은 아니었다. 초대 총장의 급작스런 서거, 대학의 자율성을 흔드는 외풍의 영향, 생각보다 높은 지역적 불리함, 이공계 기피 현상, 타 대학들의 성장에 의한 비교 우위의 상실 등에 대처해야 했고, 상당 부분은 아직도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한 조직의 발전은 교직원곀剋?등 그 구성원들에 의해 좌우되나 또 한편으로는 학교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재단과 총장 이하 집행부의 리더십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지난 10여년의 세월 동안 우리의 리더십이 구성원들을 한마음으로 모아 주어진 목표로 매진하도록 끌어나가는데 성공적이었느냐에 대해 결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으며, 이는 결국 우리 모두의 손실로 돌아오게 된다. 이에 따라 새 총장, 새 집행부에 거는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의 운영체제는 지난 20년 동안 이어져 오면서 이제 많은 부분에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대학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보직자 및 직원들은 대학의 효율적인 운영체제 확립에 노력해야 한다. 인사제도, 평가제도, 지원제도, 의사결정 과정, 학과 운영 등 학교의 운영과 관련된 모든 체제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에는 개인이나 소수집단의 이기주의, 무사안일을 경계하고 이들의 목소리에 추호도 흔들림이 없어야 하나 한편으로는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시행되는 정책은 행정 편의주의와 행정의 군림에 지나지 않으며, 이러한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구성원들에 대한 봉사를 하는 행정이 아닌 군림하는 행정은 본말이 전도된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한 나라의 백성들이 거창한 정치적인 구호보다 민생을 더 중요하게 여기듯이, 이제는 명분에 의한 겉치레와 거창한 구호보다는 구성원들이 학교의 본분에 맞게 일상생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작지만 실질적인 부분에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대학의 제일 중요한 부분은 교육과 연구이다. 이를 책임지고 있는 교수들은 각자가 세계적인 수준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이 된다는 것은 허망한 꿈에 지나지 않는다. 학생들은 우리의 건학이념과 사명감을 자각하고 자기 계발에 하루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소수정예주의 교육은 평범한 사람을 양성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당백의 비범한 사람을 배출하여 사회에 공헌케 하고자 함이다. 과학계의 돌파구를 여는 사람,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여 국가 경제 발전 및 사회 인프라 구축에 공헌하는 사람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하는 교육이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교수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이러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을 미래를 내다보고 뿌리는 씨앗에 비유한다면 학교는 이들이 싹트고 자라는 터전이 되는 토양이라 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비범한 사람이 양성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대학 구성원이 합심하여 노력할 수 있도록 새 총장, 새 집행부의 리더십에 큰 기대를 가져본다. 우리는 새 학기를 맞이하며 새 총장, 새 집행부의 출발을 보고 있으며, 또한 두 번의 1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년의 출발을 보고 있다. 이제 지난 20여 년간 우리 주위의 여건도 많이 바뀌어 앞으로 우리대학의 발전은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10년을 향해 새로운 각오를 다질 때이다. 새 출발하는 5대 총장과 그 집행부의 순항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