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IPhO2004 진단
[기획취재]IPhO2004 진단
  • 황희성 기자
  • 승인 2004.09.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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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배려는 뒷전···대학·조직위간 공조도 미흡
대통령·외국학생·관계자 방문 등으로 대학 위상 크게 높여
방학기간 중인 7월 15일부터 23일까지 벌어진 IPhO2004는 지금까지의 대회와는 달리 관광지가 아닌 우리대학을 행사지로 선정했다. 그 이유는 참가 학생들이 연구중심대학의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또 그럴 경우 발생할 숙박겱캥?문제 역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대학의 경우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결국 최종적으로 우리대학으로 확정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기숙사 제공을 비롯한 구성원의 양해가 필요했다. 참가단의 식사제공을 위해 대회기간 동안 대학원생과 계절학기 수강생들이 지곡회관의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못했으며, 행사 마지막의 환송만찬 개최 관계로 평소 출입을 통제하던 ‘폭풍의 언덕’ 잔디밭을 행사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불편을 야기할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처음 복지회에서는 행사기간 중 학내 구성원의 배식을 학생회관 스낵바에서 평시에 판매하고 있는 일품요리로 대체하기로 했었다. 다행히도 이는 학생복지위원회에서 중재, 일반적인 학생식당 운영과 동일한 형태로 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화학·생명동에서 생활하는 대학원생들의 경우에는 스낵바까지의 거리가 문제 되었고, 결국 가격이 비싼 가속기 식당에서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또 조직위의 가이드·진행요원 관리가 부실해 구성원들과 여러 방면에서 충돌했고, 숙식제공의 수준이 구성원들과 행사 관련 참가자들 사이에 큰 차이가 있어 “제 가족 밥그릇 뺏어 남 쥐어주냐”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리고 연구중심대학의 분위기 체험과 구성원과의 교류가 행사지 선정의 한 이유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 등을 문제로 참가단과 구성원들과의 자연스러운 교류는 이루어지지 못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또 환송만찬의 경우, 기획사인 LG애드에서 무리한 리허설 진행으로 학내뿐 아니라 주변 주거지역에까지 피해를 끼치기도 하였으며, 행사중 정문-동문간 도로를 ‘미등을 켜고 서행’하라는 지시가 ‘불을 끄고 서행’하라고 현장에 잘못 전달되어 학생들의 큰 불만을 사기도 하였다.

구성원들의 연구·생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선정된 행사지 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오히려 피해를 받게 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행사의 성패 여부를 떠나 스스로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기치를 흐린 것이 되어버렸다.

또 복지회의 경우, IPhO2004의 식사 공급과 만찬 등을 담당, 상당한 이익을 남겼지만 그것이 식질의 향상과 구성원 상대로 한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역시 검증되고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가 빚어진 1차적인 원인은 조직위와 학교간의 원활한 협력이 힘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직원은 “학교의 담당 부서가 조직위의 실무조직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업무의 대응이나 유연성이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조직위와의 소통을 담당했던 기획예산팀의 오왕희 팀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서로 다른 기관 소속의 실무자들과 협조하면서 잡음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직위의 구성원들이 대부분 실무경험과는 무관한 물리학회의 학자들이라는 점도 업무의 효율성을 낮춘 원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행사의 기획 단계에서 학교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점이다. 방학기간이라고는 해도 대학원생들의 생활이 멈추지 않음을 고려 했어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일들을 잊은 채 행사를 기획한 점은 학교와 조직위 모두 반성해야할 점이다.

학교 전체로 본다면 이번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세계속에 Postech의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대통령의 방문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고 있던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사업이 큰 지원을 받게 되는 등 많은 좋은 일들이 생겼다. 그러나, 내부 구성원의 배려가 부족했던 점은 큰 오점으로 남는다. 한 대학원생은 “이 학교 들어오고나서 가장 좋지 않은 기억 중의 하나”라는 말로 IPhO를 회상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교의 역량이 다른 국제적인 행사에서는 매끄럽게 발휘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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