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규부임 여교수 유주연(생명) 교수
[인터뷰] 신규부임 여교수 유주연(생명) 교수
  • 구정인 기자
  • 승인 200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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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환경과 좋은 학생들이 가장 큰 매력"

-포항공대에 부임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모교로부터 요청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포항공대를 선택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로는 포항공대가 한국에서 연구를 가장 잘 하는 곳이며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좋은 학생들이 많아서라고 생각했다. 또 한가지 개인적인 이유로는 남편이 포항공대 생명과 교수였던 점도 하나로 작용한 것 같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심정적으로 가고 싶은 곳과 내가 어떤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곳을 생각해 보았을 때 포항공대가 더 좋았던 것 같다.

-신임교수로서 소감과 각오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나를 준비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무대로 넘어가는 기분이다. 이제까지 연습경기를 열심히 하다가 본 경기에 임한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혼자 본 경기에 임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더 든든하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면역유전체와 관련된 랩을 운영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했을 때 같은 면역반응 중 초기의 반응에 관한 것을 연구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성과에 대한 논란과 같이 생명과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도 이야기되는데

그에 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많은 우려를 하는 쪽이다. 줄기세포복제는 양날의 검처럼 질병치료에 획기적인 것이 될 수 있지만 잘못된 생각을 품는다면 인간복제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미국에 있었을 때 조만간 누군가가 저 일을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론 인간질병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과학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제대로 된 규제를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제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문학부를 제외하면 14년 만에 임용된 여교수인데 이공계의 여성으로서의 후배들에게 할말이 있다면

사실인가. (놀람) 14년 만에 임용된 여교수라니 솔직히 놀랐다. 포항공대의 여학생비율도 낮은가? 물론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을 경우에는 당연히 없애야 한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차별이 있더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여태까지의 사회적 분위기는 남녀가 동등한 실력을 지녔더라도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물론 그런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내가 여자니깐 이 정도는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같은 것들은 버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