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포항공대의 비전] 구성원들 하나로 묶는 결정적 변화를
[2000년대 포항공대의 비전] 구성원들 하나로 묶는 결정적 변화를
  • 위장환 / 화학 3
  • 승인 2000.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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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비전이라 함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현상을 너머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 ‘어떠한 대상을 현재의 모습을 통해 바라본 잠재된 미래의 가치’ 등으로 표현될 수 있겠다. 이 두 표현을 통해서라도 비전은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 천년 새해가 밝았다. 이 시점에서 우리 대학의 비전을 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직 우리 대학의 목표한 바가 있을 것이고 대학 구성원 모두 우리 대학의 미래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상황을 주시하면 우리 대학의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 우리는 재작년 새로운 총장을 맞이하였다. 그와 때를 같이하여 여러 학내의 변화가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피부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재학생들 간에는 대학본부에 대한 불신이 점차 강하게 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사업들에 대하여 구성원에게 이해시키려는 자세보다는 밀고 나간다는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노동조합과 대학본부는 노사협의안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으며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교수들은 연봉제에 온 관심이 쏠려있으며 재학생들은 대학의 일방적 행정에 대하여 통신상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우리 나라 최고의 이공계 대학 하면 대다수가 우리 대학을 떠올릴 것이란 예상을 하기에는 뭔가 씁쓸하다. 뭔가 나사가 풀려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듯하다. 대학에서 대외 홍보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카네기멜론, 칼텍 등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제는 학내외 문제를 총체적이고 원론적이며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대내외적인 환경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을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인지해야 할 것이다. 뭔가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결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본부와 구성원간의 많은 대화와 현실을 변화시킬 의지가 필수적이다. 또한 현실을 냉철히 판단하여 다시 우리 대학을 rebuilding해야할 것이다. 이제 학비 싼 대학, 가속기가 있는 대학, 돈 많은 대학으로는 세인들에게 인정받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의 정책입안자는 우리 대학의 현실적인 장기 및 단기 마스터플랜을 구성원들에게 충분히 납득을 시켜야할 것이다. 재학생들은 대학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뭔가 우리 대학만의 현실적인 형편을 고려한 마스터플랜 하에 일련의 정책이 유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존의 외국대학 지향적 마스터플랜이 아닌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적합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아울러 어떠한 교육시스템으로 교육을 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안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모인 가운데 우리 대학의 학풍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직 우리 대학은 여러 특수한 환경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아우르는 학풍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 모두의 교감 하에 우리 대학만의 이미지를 가꾸는 일이야말로 더욱더 우리 대학의 비전을 밝게 하는 일일 것이다. 대학이 색깔을 지니게 된다는 것 하나만으로 얻는 효과는 엄청나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또한 대학에서는 일련의 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구성원들을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아직 대학에서는 구성원의 동의와 지지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그 정책의 성과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에 지지와 동의는 정책의 성공여부를 가리는 가장 중요한 열쇠인 셈이다. 소외감은 불신을 낳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 주체가 다 참여하는 대학운영위원회의 설립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초창기 정신을 회복하는 일이다. 아직도 우리 대학은 역사와 전통이 일천한 신생 대학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도약하려면 남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며 초창기 우리 대학이 성공적으로 입시에 성공할 수 있었던 도전정신과 자존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직 우리는 현실에 너무 집착한 감이 있다. 조그만 상황에도 쉽게 흥분할 때도 있고 작은 변화에도 불안해한다. 아직 우리 대학에 대한 신뢰가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전의 부재에서 초래된 결과라 여겨진다.

온 구성원이 노력하여 우리 대학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된다면 재학생들은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며 신문의 조그마한 오보에도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다. 또한 해마다 우수한 학생을 모집하려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제 새로운 천년 새로운 포항공대를 준비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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