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성기 총장] 자신감과 확신으로 실천적 비전 가지길
[인터뷰-정성기 총장] 자신감과 확신으로 실천적 비전 가지길
  • 정리 : 장희은 기자
  • 승인 2000.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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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과 질서 바탕으로 대학문화 수립해야
▲ 지금까지 중점을 두고 실행하고자 한 목표나 정책들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어떻게 수행되었으며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그동안 우선적으로 중점을 둔 정책에는 먼저 교육 정책이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교육은 부가가치가 높은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입학 성적이 상위 1% 이내라고 한다면 정량적으로 환산할 수는 없겠지만 졸업시에는 이보다 더 우수한 학생이 되어야 합니다. 즉 우리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더욱 창의력을 향상하고 향후 진출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 개편과 다양한 학사 프로그램을 준비해 왔습니다.

연구분야에서는 연구력 향상을 위해 교수연봉제를 준비해왔으며 올해부터 수행할 계획입니다. 우리 대학은 그동안 작은 규모에 비해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으며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향후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연구의 양 뿐만 아니라 연구의 질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교수연봉제의 수행이 불가피합니다.

다음으로 대학의 행정력 향상입니다. 미국 대학을 볼 때, 대학 행정이 일반 기업에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우리 대학은 일반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효율성과 전문성 확보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이를 위해 업적, 능력을 기초로한 신인사제도를 추진해 왔으며 이 문제와 관련하여 지난해 노조와 마찰이 빚어지기도 하였으나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올해부터 수행해 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대학내 업무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대학내 업무 및 운영 효율화를 위해 캠퍼스 정보화를 대대적으로 이루어 나가고, 업무 수행을 효율적으로 이루어 나가도록 대학내 Business Process 개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지금부터는 이의 효율적 운영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확충이 남아있습니다.

▲ 창의성을 촉발시키는 학부 교육을 강조하셨는데 이는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되었으며, 앞으로의 실현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단순히 문제를 푸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보다 창의성을 가지고 새롭게 문제를 정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교과과정을 개편하여 2000학년부터 적용할 예정입니다. 교과과정 개편의 중점은 졸업학점을 축소하여 학생들이 그 시간동안 보다 심도있고 다양한 사고를 하며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학부 학생들이 연구 참여를 보다 능동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연구 과제를 제안하고 교수들이 보조하여 연구를 수행해나가는 연구제안제도(MIT의 UROP 과 비슷한 제도)를 올해부터 학부 2, 3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교육에 필요한 기반을 확충하기 위하여, 대학교육개발센터(센터장 : 최상일교수)에서 각 분과별로 프로그램을 개발, 보완하고 있습니다.

▲ 2002년부터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입시제도를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 대학 입시제도의 특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올해부터 시행된 무학과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것입니까?

- 단순히 성적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학의 특성에 맞는 학생들이 선발되도록 할 것입니다. 완전 자율화가 된다면 연중 관심있는 학생들을 시간을 두고 교수들이 평가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며 면접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우리 나름대로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 중입니다.

신입생들이 1학년 때부터 분명한 근거를 갖고 자신의 길을 결정하여 공부한다면 좋겠으나, 늦게 적성을 찾아가는 경우도 많은 실정이므로 무학과제도를 통해 1년의 탐색 기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일부는 학과별로 뽑고 일부는 무학과로 뽑는 제도는 학문적 종합성과 학생들의 요구 양측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 대학의 구성원과 함께 할 수 있는 우리 대학의 비전(Vision)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대학 구성원들이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 우리 대학의 비전은 건학 이념에 분명히 나타나 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소수의 영재를 육성하는 교육적 우수성, 산학연 협동의 구체적 실현을 통한 연구 결과의 사회봉사, 국가와 민족에 대한 봉사가 그것입니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실천적인 비전입니다. 실천적인 비전은 확고한 신념 체계에 바탕을 둡니다. 지난 13년 동안 우리는 외적 지원에 대한 걱정 없이 연구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에서 성인이 되는 입장에서 주체적인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해나가고 이루어 나간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실천적인 비전을 가져야 되며, 이를 구성원들 간에 공유해야 합니다.

▲ 포항제철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한 이후 재정 확충이 아직 어려운 실정입니다.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교육 및 연구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계획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 재단의 기금은 현재 4000억 정도 확보되어 있으며, 1년 예산이 약 1000억원 규모입니다. 대학의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 운영예산이 지속적으로 확충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연구 수행을 통한 확보. 각종 연구사업의 유치와 수행을 통한 확충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올해에는 적극적인 기부금 유치활동을 펼쳐 각 학과가 석좌교수 기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연구 및 교육시설로는 600억의 예산을 들여 최신의 전자 도서관 건립 계획이 수립되어 올해 착공식을 수행하게 됩니다. 또한 국제화 추진을 위한 국제학사(International House), 교수들을 위한 교수회관, 학생들의 여가생활을 위한 문화생활관 등의 건립 및 가속기 빔 라인 증설에 따른 실험 공간 확충 등을 계획중이며, 동해안에 대학 수련원을 마련하여 세미나, 휴식 확충 공간 등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 취임시 구성원간 다양한 의견의 통합을 약속하였으나, 지난해 노조와의 마찰을 비롯해 지난 2년간 구성원간 갈등 조정이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앞으로 구성원들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듣고 싶습니다.

- 우리 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개인의 자유와 평등 의식이 팽창하고 있으나 절대적 자유가 유토피아를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며, 평등은 효율성 및 경쟁력과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캠퍼스 분위기가 경직되어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을 억압해서는 안되지만, 질서와 책임없이 마음대로 한다면 경쟁력과 생산성 있는 캠퍼스가 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상충되는 요구를 조화시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 의견 수렴 과정에 있어서 미흡했던 점들이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계획안은 일정을 모두에게 미리 알리고 최종 기한을 정해 공식화할 생각입니다.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결정 절차와 과정은 아직은 과도기라고 생각하며, 서로간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BK21 선정이나 대학원 지원 감소, 연구 지표 둔화 등에서 보듯이 연구 성과가 침체 상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연구 성과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입니까?

- BK21 선정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못하지만 이것이 우리 대학의 연구력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연구 경쟁력은 학교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자신감만 회복한다면 경쟁력에는 이상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올해 중으로 세계적인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여 학과별 분야별 내부 프로그램의 세계적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을 매년 평가받을 계획입니다. 모든 분야를 잘한다면 아주 이상적이겠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만큼 연구분야의 경쟁력을 측정하여 집중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적용하여 경쟁력을 갖춘 연구분야에 대한 지원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 대학에서 수행하는 산업체 프로젝트가 산곀?연 수행 및 연구비 지원이라는 관점에서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불필요한 산업체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으로 질적으로 수준 높은 연구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대학의 연구방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학문 연구를 통한 학문적 우수성이냐 아니면 산학연 협동과 응용 학문의 발전을 통한 사회적 기여냐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어느 한쪽에 대한 선택이 아닌 두 방향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수월성의 확보입니다. 산업체와 관련된 과제수행은 교수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선택이며, 개인적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교수로서의 기본적인 역할은 분명히 수행해야 되며, 대학원생의 지도와 교육에 소홀하지 않도록 학교에서 노력을 하겠습니다.

▲ 현재 학생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복지 및 학사 정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과 반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가지고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학생들의 의견은 최대한 수렴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이견이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의견 반영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학을 운영해 나가는 과정에서 모든 의견이 다 반영될 수는 없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학생 식당 문제의 경우, 학생 식당의 식질을 어느 정도 확보하기 위해 식비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반대보다 합리성을 가지고 서로 노력하여 논의가 진행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교수, 직원, 학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대학의 공동체 문화가 우리 나라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월등한 수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 자유와 평등과 더불어 책임감과 질서, 개인으로서 전체로서의 경쟁력과 생산성 효율성이 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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