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질이 낮게 평가되는 이유 - 학교 측면
학생의 질이 낮게 평가되는 이유 - 학교 측면
  • 안준형 기차
  • 승인 2006.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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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선진적인 교육 관리 시스템 필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우리 학교에서 실시된 기관 토플 응시자의 평균 성적은 527점(CBT 환산 197점)이다. 중학교를 갓 졸업한 외대부속외국어고등학교 입학생의 토플 평균 점수가 CBT 기준으로 264.7점, 민족사관고가 263점임을 감안할 때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2006년 자료). 시험 성적이 영어 유창성을 판단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고 우리학교 학생 중에 어문 계열 전공자가 없음을 감안하더라도, 대한민국 상위 1%임을 자부하는 우리들에게 부끄러운 성적표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데에는 자신의 전공 분야 이외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학생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뒤집어 보면 그러한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는 학교의 책임도 크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학부 1학년생의 영어 수업이 학점이 아니라 S/U(통과/미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타 교과목에 비해 영어 수업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또한 우리 학교 토플 졸업 기준인 PBT 550점은 한국에서 토플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의 평균인 CBT 213점(PBT 환산 550점)과 같은 점수로, 결국 우리학교는 대한민국 평균만 되면 어학 부문에서는 졸업할 요건을 갖추는 셈이 된다.
이와 같은 느슨한 학사 관리는 어학 부문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명예제도 위원회에서 작년 6월 기말고사 기간 중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학생의 70%가 교수 및 조교로부터 ‘이거 혼자서 하기는 힘들 걸…’, ‘어차피 소스보고 할 거면서…’ 라는 식의 비양심적인 과제 수행을 방치하는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2005년의 어떤 과목의 시험에서는 2004년도에 출제되었던 문제가 ‘2004년도 ○○고사’라는 글자도 바꾸지 않은 채 그대로 출제되기도 했다고 한다. 과연 이러한 학사 관리 체계가 계속된다면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향상될 수 있을까.
수업의 질적인 측면도 학생들의 능력 계발 가능성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학교 광고를 보면 교수 일인당 학생 수 6명 이내로 국내 최고의 교육 환경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교양과 몇몇 전공 수업을 제외하면, 40명 이상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강생이 100명을 넘는 강의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타 대학과의 차별성이 거의 없는 것이다. 또한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이름하에 대학원 교육에 초점을 맞춘 점, 전체 교수 수가 적다보니 교수 일인에게 맡겨진 업무가 많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인하여 학부 교육의 질은 늘 제 자리 걸음이다. 한 학우는 “다 그런 것은 아닌데, 가끔씩 성의 없게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있다. 그런 수업은 시간이 아까워서 안 들어가고 싶어진다”라고 말하며 현재 학부 교육의 실태를 꼬집었다.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재정, 연구 실적 등 눈으로 보이는 수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질적 수준도 매우 중요하다. 학교 측에서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보다 선진적인 교육 관리 시스템으로 학생들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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