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우리학교 2002학년도 입시 세부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대학입시 자율화로 표명되는 새로운 입시제도는 수능 중심의 선발방식을 탈피하여 정원의 대부분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입시제도이다. 이번 입시 계획 수립을 총괄한 이재성 학생처장(화공 교수)을 만나보았다.
- 2002학년도 입시제도 수립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2002학년도는 새로운 입시제도에 의해서 모든 대학이 새로운 입시제도를 만들고 있다. 새롭다는 것은 다음의 두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그동안 수능이 선발의 중요 잣대였다는 것이 새 입시제도 하에서는 수능의 중요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이다.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등급제가 실시되어 과목별 석차백분율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다양한 전형 방법을 도입할 수 있다는데 있다. 우리 학교는 알다시피 소수정예주의로서 과학기술계의 리더가 될 사람을 뽑고 교육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목적에 최대한 충실하기 위해 수능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학교 자체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수시모집으로 정원의 70%를 뽑는다는 점이 이번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이다.
- 면접만으로 자질을 판단하는 것이 가능한지.
대다수의 대학에서 수능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것이 문제점이 많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고수한 이유는 선발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개개인에 대한 심층 면접을 통해 그 사람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타 대학에서는 현실적으로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리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소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제도가 가능하다. 오히려 우리학교가 아니면 시행하기가 어려운 제도이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가 주관하는 수능보다 우리학교 교수들이 시행하는 면접구술고사를 더 믿겠다는 것이다.
- 2002학년도 이후의 계획은.
당분간은 이 제도를 유지할 방침이나 궁극적으로는 전원을 수시로 뽑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다. 단지 변화가 있다면 정시를 단일계열로 뽑고 있는 것에 대한 점이다. 시행중 오차가 생긴다면 보완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장기적 안목에서의 검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 고교등급제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은 어떠한가.
고교등급화는 교육부에서 시행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우리학교 역시 이에 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등학교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 만큼 제도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각 학교별 학력차이를 반영할 계획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구상중이다.
- 본고사 도입에 대한 의견은.
우리가 시행하고자 하는 면접고사가 수학 과학에 대한 구두시험이기 때문에 이것이 본고사라 생각하며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교수들이 대학원입시를 하면서 면접고사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지필고사보다 더 효과적으로 학생을 판단할 수 있다.
- 학생부가 없는 학생에 대한 학생부 성적 산출 방법은 어떻게.
지금까지는 비교내신이 수능 성적이었으나 수시모집은 수능보기 전이기 때문에 면접구술고사를 통해 순위를 매겨 그 순위에 대한 학생부 성적을 산출할 에정이다. 즉 원해 수능생 전체학생을 통해 비교내신을 적용했던 것을 우리 학교에 지원한 학생들에 대해서만 백분위를 적용하는 셈이다. 에를 들어 검정고시자의 구술면접고사가 100명 중 35등이면 35/100에 해당하는 학생부 성적을 주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우리학교를 입학하고 싶어하는 수험생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우리학교처럼 소수정예 대학은 입시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타 대학에 비해 쉽기 때문에 이번의 입시 변화는 우리학교에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처럼 입시제도가 바뀌면 현재 고등학생들의 공부방법은 바뀌어야 한다. 수능식의 기계적인 트레이닝식 공부방법은 필요없다. 구두시험은 그 사람의 근본적인 실력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할 때 근본적인 원리부터 이해를 하지 않으면 우리학교 시험보기가 어려울 것이다. 또한 그런 학문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한 사람이라야만 우리학교가 지향하는 세계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학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포항공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