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기획] 식대 인상 논란
[학원기획] 식대 인상 논란
  • 황정은 기자
  • 승인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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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고육지책 인상인가, 안이한 적자해결 방안인가

3년만에 가격기준 100% 올라 … 경제적 부담 가중 호소

오는 2학기부터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의 식대 인상이 구체화 되며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복지회는 ‘급식수준의 질적 향상으로 적절한 영양공급을 통한 급식만족도 향상’과 ‘가격현실화로 복지회 독립채산제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식대 인상안을 내놓았으며, 현재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6월 2일 대표자 운영회의를 열어 이 안에 대해 논의했고 6일에는 복지회 직원과 학생이 함께 타대학과 식비, 식질을 비교했으며, 오늘(11일)에는 이와 관련한 공청회가 정보통신연구소 중강당에서 열린다.

식대 인상안은 지난 해 10월과 11월, 두 달여 동안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에 복지회 경영 개선을 위한 용역을 맡기면서부터 본격화되었다. 이 연구소는 원가 분석 결과에 따라 교직원 식당에서는 381원, 학생식당에서는 882원씩 식대를 올릴 것을 권고했다. 2002년도 매출 원가 기준으로 복지회는 학생식당 조식에서 식수 인원 1인당 415원, , 중ㆍ석식에서 623원의 적자를 보았고 교직원 식당에서는 191원의 적자를 봤다. 이에 따라 복지회는 4월 8일 열린 2003-1차 복지회 이사회에서 2003년 하반기에 학생식당과 교직원 식당의 식대를 적정 금액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그리고 복지회는 5월 19일, 인상 폭을 조(식질 향상 350원, 식비 인상 150원), 중ㆍ석식 식질 향상 325원, 식비 인상 175원) 각각 500원씩으로 한 식대 인상안을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내 주요단체에 전달했다.

이번 식대 인상안 추진은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 모두 인상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 직원들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 반면, 학생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어 그만큼 학생들에게는 민감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학생들의 지출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식비이고 대다수가 집으로부터 학비를 지원받는 입장에서 식비 인상을 원치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실제 운영에 있어서의 손해는 가능한 억제하고, 다른 곳에서의 기타 수익을 학생식당에서 발생한 적자에 충당해 오고 있었다. 즉, 인상이 불가피하려면 현 수준의 식질 이상을 구성원들이 원하거나, 인상 이외의 억제 정책이 없는 경우에야 가능한데 지금의 상황이 과연 그러한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복지회가 3차에 걸쳐 제공한 자료 중 어디에서도 복지회가 식대 인상의 첫 번째 목적으로 꼽은 ‘급식수준의 질적 향상으로 적절한 영양공급으로 급식만족도 향상’의 근거가 될 만한 내용은 없었다.

결국 식대 인상의 목적을 정직하게 말하자면 학생식당과 교직원 식당에서 난 적자의 폭을 다른 수익사업으로는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학생식당의 적자는 지금까지 복지회가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를 비롯, 편의점, 통나무집 등의 매장에서 외부인을 상대로 낸 흑자로 메워 왔다. 그러나 아카데미(통칭 카페테리아)의 흑자가 작년에 비해 1억 2천 3백만 원 감소하고 학생식당의 적자가 5천만 원 증가하는 등 당기 순이익이 줄어들어 운영이 어려워지자 식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물론 복지회가 경영을 합리화하려는 노력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계명대 산업경영 연구소에 경영 개선을 위한 용역을 맡긴 것도 이러한 취지에서였으며, 관리운영비를 2000년에 비해 2002년에는 1억6천8백만원 절감했다. 또 운영 인원도 2000년에 비해 17명 줄였고 적자 매장이던 당구장을 폐쇄했으며 베이커리(커피숍) 매장을 타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접근 방법부터 잘못 되었다는 것이 대부분 학생들의 여론이다. 복지회는 아카데미 등의 매출 감소를 가격을 올림으로써 해결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가격 인상은 매장 이용자를 감소시키는 등의 부정적 측면도 존재하는 것이다.

한편 총학생회는 어느 정도의 인상 요인은 인정되지만 인상폭이 너무 크고 식질과 복지회 운영 개선 방법에 학생들의 의견이 많은 부분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식은 식질 향상이 필요하다는 점이 인정되고 10년간 동결된 상태였으므로 복지회에서 제안한 500원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중ㆍ석식은 물가 인상 등의 요인을 고려한 200원 이상의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최소 몇 년간은 식대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필요하다는 것이 총학생회의 판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3년 5월 현재까지의 물가 상승률은 13.5%이며, 순전히 물가 상승에 의한 식질 저하를 막고 식질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식대는 1700원이다.

식대 인상은 학생들의 기초 생활비와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다.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은 학생 식당의 식대를 올리지 않고도 적자를 충분히 메울 수 있을 만큼 아카데미나 커피숍 등 복지회의 흑자 매장의 수익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단 식대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이것은 학생식당 이용자들과 복지회 사이의 충분한 논의와 대화에 의한 것이어야 하며, 복지회는 흑자 매장 활성화를 위해 학생식당 이용자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경영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