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특집] 안전문제 : 포항공대는 안전한가
[학원특집] 안전문제 : 포항공대는 안전한가
  • 유정우 기자
  • 승인 2003.04.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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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안전관리문제를 잘 보여준 사례이다. 2년 전 Clean room 사고를 겪었던 우리 학교는 과연 현재 어떤 식으로 외양간을 보수하였으며, 피해자이자 가해자라 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안전의식은 어떠한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1면- 학교 안전 행정 및 제도, 5면 - 구성원들의 안전의식

안전환경 구축에 구성원 안전의식 고취가 가장 중요 60%

우리학교의 안전실태와 구성원의 안전 의식과 관련하여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수의 경우에는 교수 전원을 대상으로, 연구원과 대학원생의 경우에는 실제 실험실에서 실험을 수행하는 연구원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로 인해 전 구성원의 안전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있지만 242명(교수 28명, 연구원 34명, 대학원생 180명)이 응답하여 실험실 안전과 관련된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주요 설문 내용은 구성원의 안전 의식과 교내 안전 교육 실태, 우리대학의 안전관련 제반환경에 관한 것이다.

교내 안전 교육과 관련하여 안전 교육에 대한 효과를 묻는 물음(<그래프1> 참조)에 70% 이상의 구성원들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고, 교수의 경우, ‘상당한 효과가 있음’에 28.5%의 응답률을 보여줬다.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안전 교육의 효과에 비해 실제적인 안전 교육을 받거나 안전 교육 경험에 관한 질문(표2)에는 대학원생의 경우 ‘전혀 없음’이 28.9%, 월별 또는 학기별 주기적인 교육을 받는다는 대학원생은 겨우 6.7%에 불과하였으며 연구원의 경우에도 17.6%에 지나지 않아 정기적인 안전 교육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평소 실험실의 안전실태에 대한 질문(표3)에는 대체로 안전하다고 평가하는 반면, 안전한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을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60%이상이 구성원들의 안전 의식고취를 들고 있어 구성원들의 안전 의식 함양과 이를 위한 제도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전체적인 우리대학의 안전 관련 제반에 대한 질문(표4)에는 80%이상이 보통 수준이라고 응답했으며 우리대학의 안전관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보다 제도적으로 정비된 안전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외 안전관리를 우선시하면 연구 실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효율성보다 안전이 중요하다고 말하여 안전의 중요성을 더욱 우선시 생각하고 있었다.

실험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구성원은 물론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연구 및 실험 환경의 안전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고 또한 안전 실태나 안전 의식에 관하여서도 교수와 연구원, 대학원생 세 집단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설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원들의 안전문제에 대한 인식과는 달리 실제로 평소 실험실에서의 실험실안전지침 준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례로 최근 한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안전실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실험실 비상구 통로가 막혀 있는 것은 물론, 실험 시 보호 장구 미착용 등 기본적인 실험실 안전수칙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각종 방화설비나 인명구조 장치의 사용법 역시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났을 때 대처 역시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일부 1학년 학부생의 경우 일반화학실험 전에 안전의식교육을 받지만 실제 실험시에는 염산과 같은 유독약품을 아무런 장비 없이 맨손으로 다루는 등의 위험한 행위가 빈번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위험한 것은 알지만 불편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신입생 이후에도 별다른 안전교육이 이루어지기 않기에 안전에 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보인다. 이렇게 평소 안전에 관한 생각이 있더라도 실제 실험이나 연구 환경에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마저 지키지 않는 등 인식만 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안전 불감증이 팽배한 우리 안전 의식의 현주소이다.

정기적인 교육의 부재와 안전 설비 등의 제도적 뒷받침도 부족하지만 이러한 위험한 현실마저 느끼지 못하고 그저 의식 고취만을 외쳐대는 안전 불감증을 떨쳐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구성원들의 의식개혁이 동반될 때에 ‘안전한 포항공대’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