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기획] 학생 건강검진 제도 도입
[학원기획] 학생 건강검진 제도 도입
  • 김정묵 기자
  • 승인 2003.04.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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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차원의 건강관리방안 적극 도입해야

이달초, 고 김임경 학우(전자 01)의 안타까운 죽음은 학내 보건ㆍ의료 문제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해마다 학우들의 갑작스런 병사로 인해 간헐적으로 개진되어 오던 학생 건강검진 시행 문제가 구체화되어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학생지원팀에서는 학생 건강검진 시행을 구체화시킬 방안을 이달말까지 마련할 계획에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며, 학생 자치단체들과의 논의를 통해 구체화시켜나갈 예정이다. 이는 구성원들의 관심이 고조되어 있는 상태라고는 하나, 재원 문제, 검사 종목 문제, 당사자인 학생들의 동의 문제 등이 더욱 논의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검진 시행에 있어서 가장 크게 고민되어야 할 사항은 역시나 재원 문제일 것이다. 교직원의 경우, 직장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므로 의료보험관리공단에서 2년마다 무료로 실시하는 건강검진과 함께 2001년부터 학교에서 지원하여 교직원 전원과 40세 이상 교직원의 배우자까지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는 다른 대학의 경우, 진료비를 등록금에 따로이 책정하여 이를 재원으로 삼는다든지 의료공제회비에서 지출 혹은 소정의 건강검진비를 학생으로부터 받는 쪽을 택하고 있다.

재원 문제와도 맞닿아 있는 검사 종목 선정 문제는 검진을 통해 최대한 예진 효과를 보기 위해 신중히 선정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전염성 질병 검사와 혈액 검사(간장겱탔?혈액성 질환 검사 포함) 정도로 기숙사 생활과 힘든 학업으로 인해서 발생하기 쉬운 질병을 체크하는 방향으로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시행 과정에 있어서 당사자인 학생들의 동의와 이용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이다. 현재 많은 학생들이 바쁜 생활을 이유로 단순한 질병을 크게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건강 검진에 얼마나 이용할 것인지는 미지수라 할 수 있다.

현재 고려되고 있는 방안으로는 신입생 기숙사 입사 시에 건강진단서를 제출하는 것을 확대하여 매 학기 혹은 학년 입사 시에 일정 항목 이상에 대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하는 한편, 미제출 학우들에 있어서는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 많은 학생들이 건강검진의 수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강제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강제적 방안의 시행 시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학생 자체단체 측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한편으로는 건강검진이 시행되더라도 이를 관리할 주무 부서가 없는 상황 역시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 현재 학생들의 의료겫린?문제는 학생지원팀에서 의료공제회 관리, 총무인사팀 산하의 의료실에서 기초 진료를 담당하고 있을 뿐 학생 의료 문제를 총괄할 부서가 없는 실정이다. 학생지원팀 주도로 건강검진이 시행되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부서가 없는 상황에서 행정 직원 없이 간호사 1명 뿐인 의료실이 이 업무를 맡기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기본적으로는 현재의 체제로는 관리가 필요한 질병을 앓는 학생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책임지고 관리할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다양한 형태의 건강검진 항목으로도 예진할 수 있는 질병의 수는 크게 많지 않다. 특히나 많은 검진 항목을 포함시킬 수 없는 여건 하에서 단체 검진임을 감안한다면 건강검진 자체가 확실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지난 몇 년간 안타깝게 병사한 학우들의 사인을 검토했을 때 건강검진을 통해 예진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보건은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생활을 위한 것이다. 학업과 연구, 개인적 성취를 이루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필수적이고 이 것을 재확인하고 참고할 수 있는 건강검진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학교 측에서도 전원이 집단 생활을 하는 만큼 환자가 생겼을 때 부랴부랴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구조를 고민해야 하며 그러한 관리의 시작을 건강검진으로 삼아야 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