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은(컴공 00) 17대 여학생회장 당선자
[인터뷰] 이지은(컴공 00) 17대 여학생회장 당선자
  • 황정은 기자
  • 승인 2002.1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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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들만의 시각과 입장에만 치우치지 않을 것’

- 여학생회의 집행부는 어떻게 구성할 생각인가?

먼저 회장단이 있고, 기획부를 만들어 좀더 세분화할 생각이다. 그리고 성폭력 및 성희롱 관련 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를 둘 것이다. 또, 여학생회의 활동이 일부 학우들의 우려대로 여학생들의 시각과 입장에만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고 남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감을 얻기 위해 여학생회에도 남학생 집행부원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총여학생회의 임원은 여학생으로 구성된다는 학생회칙을 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우리 학교의 여학생회는 다른 대학의 그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여학생회만의 색깔을 찾는다면?

일단, 여러 학우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페미니즘 노선은 지향하지 않는다. 우리는 남성 위주의 커뮤니티인 공대에서 여학생들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고 소외당하지 않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며, 공대 출신 여학생들의 진로와 결혼, 육아 문제도 생각해보려 한다. 총여학생회는 여학생들의 의견을 다른 구성원들에게 피력하는 기구일 뿐만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의 여학생에 대한 생각을 여학생에게 전달해주기도 하는 커뮤니케이터가 되려고 한다.

- 8년 동안 여학생회가 없었는데, 이것이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여학생들의 무관심이다. 심지어 학번이 낮은 학생들은 여학생회가 새로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거나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기도 한다. 또, 서로의 오해와 편견이 계속 쌓여만 왔기 때문에 많은 남학생들이 여학생회를 여학생들의 단순한 불편 해결 기구로 보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8년간의 공백을 극복하려면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과 공감이 필요하다.

- 어떻게 공감을 이끌어낼 생각인가?

온라인 생활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여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발하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오프라인으로는 온라인과 연계한 캠페인과 대자보 등을 통해 관심을 유도할 생각이다.

- 이전처럼 다시 여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는 상황을 예방할 방안이 필요할 것 같은데.

과거 8년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집부진에 저학번 학생들을 많이 참여시키려고 한다. 학우들로 하여금 스스로 여학생회 활동에 참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연스럽게 생기도록 왕성한 활동을 펼쳐나가는 것이 가장 훌륭한 해결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