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년퇴임 앞둔 인문사회학부 유대식 교수
[인터뷰] 정년퇴임 앞둔 인문사회학부 유대식 교수
  • 황정은 기자
  • 승인 2002.08.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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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학부 유대식 교수가 오는 8월 31일 정년퇴임한다. 우리 학교 설립 당시부터 부임하여 16여 년간 재직한 유 교수는 도서관장과 인문사회학부장을 역임하며 학교 발전에 많은 이바지를 했다. 교육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게 되는 유 교수를 만나보았다.

- 이제 곧 퇴임하시는데 느낌이 어떠신지

영어 교수로서 ‘더 잘 가르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만 남는다. 그러나 학교를 떠난다는 아쉬움은 아직 들지 않는다. 영어 교수로서는 마지막이지만 당분간은 학교를 위해 일을 계속하려 한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당분간 일주일에 사흘 정도는 출근해 전산수학 센터에서 논문 editing을 할 계획이니까 학교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또, DSYU English Editing Service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해 각종 논문 editing 의뢰를 받고 있다. 앞으로 내 경력을 살려서 이 일을 계속할 생각이다.

- 우리 학교에 16년 동안 재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1986년, 좋은 대학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학교로 왔었는데 당시에는 캠퍼스가 나무 한 그루 없는 벌판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밤에 1000명이 넘는 일꾼들이 무언가 작업을 하더니, 바로 그 다음 날 캠퍼스에 숲이 생겨 있었다. 그것이 내가 우리 학교에서 겪은 첫 번째 기적이었다.

- 재직 중에 우리 학교에 많은 공헌을 하셨는데 특히 보람 있었던 일은

도서관장을 7년 간 하면서 도서관 자동화 시스템인 LINNET(Library Information Network)을 개발한 일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1993년 당시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시스템이었다. 지금은 9년이 지나 낡은 시스템이 되었지만 LINNET 개발이 우리 학교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 또, TOEFL 점수 550점 이상 취득을 졸업 필수요건화한 일도 기억에 남는다. 1994년 장수영 2대 총장이 취임사에서 선언한 이 안을 영어 교수인 내가 떠맡게 되었는데, 당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반대 여론을 물리치고 이 안을 실행하려면 학칙으로 정하는 수 밖에 없다고 장총장에게 건의했고, 결국 건의대로 되었다. 이제 카이스트를 비롯한 국내 여러 대학들도 우리의 토플 550점 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에 이르렀다. 덧붙여, 작년과 재작년에는 당시 일반 물리와 일반생물 수강하던 1학년 학생들과 멀티미디어 영-한 생물학 및 물리학 용어집을 만들었는데, 프로젝트에 헌신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 PosB와 POSIS 게시판에 교수님을 떠나 보내는 글들이 많던데 읽어보셨는지

그런 글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읽어 보았다. 메일을 보낸 학생도 있었다. 무척 고맙게 생각한다.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치셨다.)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은 대부분 기억하고 있다. 내가 모닝콜을 해 준 학생, 토플 성적을 100점 넘게 향상시킨 학생, 열심히 공부해 토플 만점을 받았던 학생들이 특히 많이 생각난다.

- 떠나시면서 남기고 싶은 말씀은

학교가 크게 발전해서 정말로 세계 최고의 일류 대학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뛰어난 교수들을 유치하는 등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주중엔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엔 열심히 놀면서 심신을 단련하여 문화적겵ㅍ탔岵막?넉넉하고 유능한 과학기술자로서 인류문명에 큰 공헌을 해주기를 바란다. 내 개인 사이트와 도서관에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니 많이 활용해 주었으면 한다. 또, 포항공대 기혼자 구성원들은 배우자 내조의 힘이 있기에 학교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으니 주말이면 가족을 위한 시간을 아끼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