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도난사고 방지 해법찾기
[기획취재] 도난사고 방지 해법찾기
  • 임강훈 기자
  • 승인 2002.06.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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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기숙사에서의 도난사건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며, 심지어는 강의실도 절도범의 무대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해맞이 한마당 기간중에 발생한 인문사회학관 강의실 프로젝터 도난 사건은 절도범들이 좀도둑 수준 이상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축제 전야제가 있던 날이라 학생들이 모두 강당 및 학과 주점에 모여있었다는 것과 그 강의실에 프로젝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행해진 범행이라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전문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반인이 구매하기 어려운 천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로젝터를 훔쳐갔다는 것은 장물 판매를 위한 유통망까지 가지고 있는 자의 범행인 것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다. 이렇듯 학교가 전문 도난범의 털이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도난사고 방지나 절도범 검거 등의 사후대책은 거의 전무하다.

현재 우리대학의 보안점수는 F학점이라 할만 하다. 남자기숙사의 경우 개개인의 주의가 없으면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인문동 및 공학동의 경우 경비원이 있기는 하지만 한 명당 3개 동을 맡아야하는 상황이라 계획된 도난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몇몇 장소에 CCTV가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역시 울타리하나 없는 우리대학에서 그 효용성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구성원들의 보안의식만 강조할 뿐 실제 대응은 미미하다. 사실 학교에서도 오래전부터 카드키 도입을 검토한 바 있으나 벌써 수년째 논의만 있었을 뿐 실제로 적용하려는 시도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구성원들의 반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카드키 도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안문제에 있어서 불편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는 것은 "나는 사고가 날리 없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맬 필요가 없다"라는 식의 생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대부분 구성원들은 도난사고를 당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보안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난 사고를 겪어 본 사람들은 대부분 카드키 도입에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다고 카드키 도입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카드키 분실시의 문제라든가 정전이 일어났을 때의 안전문제 등이 카드키를 도입했을 때의 우려되는 부작용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현실적인 대비책 마련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학교 내 모든 건물에 카드키를 사용하게 된다면, 학생증(또는 각 구성원의 신분증)이 카드키 기능도 할 수 있도록 바꾸는 방법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소속 및 신분에 따라 출입 가능 지역을 지정할 수가 있어 현재 LG동이나 환경동에서만 부분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카드키 시설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가 있게되고 여러가지 기능이 카드 한 장으로 통합되면서 오히려 구성원들에게는 더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카드키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CCTV 확대 설치, 긴급상황을 대비한 기본 경비인력 유지 등이 뒷받침되어야 카드키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을 보완하며 효과적인 대책으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아침 연습시간을 끝내고 아침식사를 하러 간 사이 강의실에 있던 귀중품들을 모조리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도 보여지듯, 절도범이 바로 교내 구성원 중의 한명이었다면, 그리고 물건의 소유자들의 보안의식이 철저히 갖추어져 있지않다면 최첨단의 보안시설이나 경비인력의 강화도 이를 막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1차적인 대책마련은 대학 당국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학교에서는 구성원들이 보안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여 지금의 허술한 체계를 하루빨리 보완해 나가야 한다. 구성원들 역시 하루 빨리 "나 하나만 괜찮으면 된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학교에 남아있었던 사람은 누구나 8층 휴게실에서 한 달여간 생활을 했던 도난범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임시방편으로 밤마다 휴게실 순찰을 돌기도 했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여전히 대학전체가 도난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조그마한 불편을 감소할 때 더 많은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보안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