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제 15대 총학생회 결산
[기획취재] 제 15대 총학생회 결산
  • 임강훈 기자
  • 승인 2001.11.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 16대 총학생회장ㆍ부회장의 선거가 얼마남지 않았다. 다음달 31일이면 15대 총학생회의 임기도 모두 끝나고 그 자리를 16대 총학생회가 이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올해 총학생회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아쉽게도 마지막 끝마무리를 하고 있을 15대 총학생회에 대해 학생들의 평가점수는 그리 후하지 않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총학생회의 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본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106명의 응답자 중 80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4대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않아 1년간 학생들을 대표하는 조직이가 없이 1년을 보내야 했다. 그런 이후 5년만의 경선을 치루고 출범한 15대 총학생회이었던 만큼 학교 구성원들이 총학생회에 거는 기대는 그 어느때 보다도 컸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보드 등을 통해 “도대체 총학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총학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가 무엇이냐?”라는 식의 불만을 터트리는 학생들이 많다.

그렇다고 총학이 지난 일년간 허송세월한 것은 아니다. 6개 대학 연합 국토대장정, 귀성차량 운행, 여자 화장실 증설, 자판기 및 기숙사 세면대 샤워기 등의 편의 시설 설치, TTL 캠프 유치, 사색의 공간 마련 등 많은 활동을 벌였고, 그 결과물도 적지 않다.

총학이 이렇게 여러모로 애써오고 있음에도 구성원들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이유는 민원 성격의 실무적 사안이나 형사 성격의 활동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매듭지었지만, 학생 내부 또는 학생과 학교간에 의견이 대립되어 논란이 되는 뿐에 있엇서는 정책적 판간이 요구되는 것들은 중립적인 여론 수렴과 지속적인 추진력이 결여되어 구심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총생회 임원들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랬다기 보다는 구성원들이 총학생회에 ‘힘’을 제대로 실어주지 못하여 그만큼 위상과 권위도 높아질 수 없는 악순환이 올해도 변함없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주된 이유는 총학생회에 축적된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난해에 총학생회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학교는 학생수가 매우 적은데다 공과대학이라는 특성 때문에 경선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총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했던 것도 14대 뿐만은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업무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자료들이나 노하우가 이어져내려오지 못하고 매년 새로 구성되는 총학생회는 같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해야 했다. 현 15대 총학생회에서도 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16대 총학생회에게 물려주기위해 모든 업무 내용을 문서화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 또 학생회가 구성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러한 노력도 모두 허사가 될 것이다.

수 년전의 총학생회와 지금의 총학생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동안 총학생회는 제자리 걸음만을 해왔다는 것을 뜻한다. 총학생회는 학생의 대표체로서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에 반영하고, 학생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 앞장서는 곳이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총학생회가 가장 먼저 해야할 과제는 정책 수립에 당당히 일주체로서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학생 대표체가 되어야 한다.

이을 위해서는 우선 학생들의 여론을 읽을 수 있는 총학생회가 되어야 한다. 온라인 보드 같은 곳의 일시적 분위기에 이끌리지 않고 공신력을 가질 수 있는 여론 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두번째로, 총학생회의 활동에 대한 홍보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총학생회에서는 힘들여 일을 추진한다고 한들 학생들이 무관심하면 쉽게 멈춰설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이 함께한다는 의식이 있을 때 총학생회는 진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지난 15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아직도 교수와 직원들은 발전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세계일류의 명문대로 거듭나려고 한다면 이제 내실을 다지는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15대 김강식 총학생회장(화공 4)의 말이다. 그동안 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 너무나 잘 대우해주기 때문에, 혹은 무관심에 인해 학교의 정책에만 이끌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제 목소리를 되찾아 학교에서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일들울 바로잡는 정책 수립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학생회릐 위상이 굳건히 바로 서야 하고, 이는 당연히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