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희망]
[새해 새 희망]
  • 김동한 / 화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07.0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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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자유와 창의성이 존중되는 학풍을 만들자
경애하는 POSTECH 학생·교수 그리고 직원 여러분!
2006년은 POSTECH에게는 특별한 한 해였다고 봅니다. 대학을 설립한지 20돌을 맞이하는 기쁨의 해였는가 하면 도약을 위한 진통의 해이기도 하였습니다. 포항에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기치를 들고 1986년에 문을 연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0돌을 맞게 되었습니다.
POSTECH은 당시 한국 교육계의 상식을 초월하여 여러 신화를 만들어 내며 설립되어 철강의 도시 포항에 새로운 기적을 창출해 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개교 당시의 그 감격과 열의는 점점 쇠퇴하여 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한 시점에서 대학은 작년에 비전 선포식을 갖고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 연구중심대학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 바 있습니다.
POSTECH 설립에 동참하고 2004년 정년퇴임하기까지 18년간 재직하면서 POSTECH의 앞날을 그리며 늘 생각한 것은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대학들이 어떻게 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 발전하게 되였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은 일본의 대표적인 두 명문 대학인 도쿄대와 교토대의 대조적인 발전 양상입니다. 도쿄대는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 위치한 일본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일본을 이끌어 온 고급 관료들을 배출하였는데 반하여, 교토대는 일본의 고도 교토에 있는 대학으로 5명의 노벨상과 2명의 필스상 수상자를 배출한 대학입니다.

저는 여러 번 이 대학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곳 교수들에게 교토대가 어떻게 하여 많은 노벨상과 이에 버금가는 필스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었는가 물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자기들은 ‘이나까 보이(시골 촌놈)’라서 그저 공부(연구)만 하고, 그리고 설립 당시부터 학문의 자유성과 창의성을 강조하고 자학자습을 중요시하는 학풍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설명을 들을 때마다 저는 POSTECH이 서울이 아니고 찬란한 문화의 유산을 가진 고도 경주 근처에 설립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설립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학풍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것은 매우 아쉽게 생각되었습니다. 생명력이 약동하고 교토대와 같은 학문의 자유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학풍이 POSTECH 교정에 조속히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CALTECH은 POSTECH의 설립 당시 모델로 삼았던 대학입니다. 미국의 많은 명문대학들이 그랬듯이 이 대학도 원래는 학부 중심의 작은 지방대학(1890년 Amos G. Throop이 설립)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13년 저명한 화학자이자 MIT 총장을 역임한 Noyes 박사를 교수로 초빙하고, 세계적인 물리학자 Millikan 박사를 교수로 영입한 것이 세계적인 공과대학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였습니다. Millikan 박사가 총장이 되면서 교명도 ‘Throop University’에서 오늘날의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로 바꾸고, Noyes 교수와 협력하여 일개 지방대학을 세계적인 명문 공과대학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후 Millikan 박사를 비롯해서 31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이 대학 출신이거나 이 대학의 교수였습니다. 이는 대학의 총장이 대학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예입니다.

금년은 POSTECH 총장의 교체가 있을 중요한 해 입니다. 기로에 서있는 POSTECH이 거듭나서 또 한번 기적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 김호길 초대 총장에 버금가는 Millikan 총장과 같은 총장이 필요합니다.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는 대학의 총장은 우선 뚜렷한 학문적 업적을 성취한 학자라야 하고, 원대한 비전과 확고한 사명감을 가지고 소신껏 대학을 선도함으로서 대학에 일대 혁신과 새 희망을 가져올 수 있는 총장이라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세계적인 대학이 되겠다는 설립 당시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POSTECH이 세계 20위권의 대학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총장뿐만 아니라 또한 구성원들의 뼈를 깍는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세계무대에서 대학의 치열한 경쟁에서 다른 대학들을 앞지른다는 것은 마치 마라톤 경기에서 선두에 서기 위해서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가속도를 내야 각기 최선을 다해서 달리고 있는 경쟁 선수들을 추월할 수 있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대학 간의 경쟁에서도 각고의 노력 없이는 앞지르기는커녕 밀려나고 마는 것이 현실입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하나님의 축복이 POSTECH 구성원 여러분들에게 임하기를 기원하고, 또 2007년은 모두가 고대하던 POSTECH 도약의 원년이 되는 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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