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한 교수
[인터뷰] 김동한 교수
  • 나기원 기자
  • 승인 200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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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연구센터 유치 가장 보람있어
사회봉사·교회일 맡아 볼 계획
-정년퇴임과 명예교수 취임을 축하드린다. 개교 때부터 18년이라는 오랜 재직기간 동안 학교와 함께하다 퇴임하게 되었는데 특별한 감회가 있다면

미국에서 재미한국기술자협회를 통해 알게 된 김호길 총장을 도와 개교하기도 전인 86년에 이곳에 와서 아무것도 없는 빈 땅에서 포항공대를 일으켜 세웠다. 함께 한 학생들과 다른 교수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한국에서 가장 좋은 화학과를 가진 대학 중 하나로 발전시킬 수 있어서 매우 보람찼다.

막상 떠나려니까 섭섭하지만 나이가 많은 교수는 물러나고 젊은 교수들이 활발하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미국은 교수의 정년이 없지만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활발하게 연구활동을 펼칠 수 있는 젊은 교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


-명예교수로서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현재 여러 생각이 있으나 명확하게 결정하지 않았다. 9월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고 무엇을 할지 결정할 것이다. 우선은 사회봉사나 교회의 일을 맡아볼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18년 동안 학교에 계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01년에 한국과학재단에서 지원하는 우수연구센터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것이다. 유치경쟁이 상당히 치열했고 화학과 내부에서도 이에 대해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끝내 성공했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늘날의 포항공대 화학과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의 연구생활은 어땠나

생유기화학 중에서도 특히 효소억제제 설계법 개발을 꾸준히 연구했다. 70편 가까이 연구논문을 내놓았고 국제적으로 그 성과를 인정받아 자부심을 느낀다. 포항에 올 때 50대 초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였고 개교 초기에는 연구에 매진할 수 없다가 50대 중반에 들어서야 연구에 열의를 다할 수 있었지만 인생의 황혼기에 활발한 연구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사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인재가 되었으면 한다. 학교의 학생들이 패기가 없는 면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시간을 아껴서 활기차게 사는 포항공대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공부만 하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자기 손으로 돈도 열심히 벌어보고 연애도 열심히 하는, 그러면서도 잔디밭에 누워서 별을 보는 대학생활의 낭만을 잃지 않는 포항공대의 학생들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