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총장선임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승인 임명된 포항공과대학교 제4대 박찬모 총장님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입니다. 또한, 그동안 총장선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주신 총장추천위원회와 총장선임위원회, 그리고 재단 이사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박찬모 총장은 1990년 포항공대에 부임하셔서 대학원장, 총장대행을 역임하셨으며, 정보기술분야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학자로서 또한 전문가로서 국내외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학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회활동 경륜과 추진력, 외유내강한 인품으로 지금의 포항공대를 누구보다 잘 이끌어가실 훌륭한 지도자가 되실 것으로 믿습니다. 박찬모 총장은 수차례에 걸쳐 총장직을 고사한 바 있으나, 이사회와 저의 간곡한 청에 의해 남은 여생을 포항공대에 바치기로 하고 총장직을 수락하셨습니다. 이러한 결심을 해 주신데 대하여 박찬모 총장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포항공과대학교는 올해로 개교 17년을 맞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교수, 학생의 끊임없는 학문탐구와 연구정진 및 POSCO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에 힘입어 발전을 거듭했고, 그 결과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과학기술대학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수한 과학인재 배출과 여러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달성해 냄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범적 산학연 협동체제 구축 및 포항테크노파크와의 연계 등을 통해 지역사회 및 국가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에 만족하고 안주할 수만은 없습니다.
새 총장이 취임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 포항공대의 설립배경을 다시 한번 상기해 봅시다. 포항공대는 산학협동을 통한 POSCO의 생존 전략으로 출발하였으며 그와 동시에 학문적 연구와 실용적 연구를 병행하여 국가와 인류사회에 기여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입니다. 김호길 초대 총장은 부임시 10년 안에 POSCO를 포항공대의 부설기관으로 만들겠다라고 호언하셨습니다. 그리고 15년이나 20년 후쯤에는 노벨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포항공대는 10년 안에 POSCO가 포항공대의 부설기관으로 편입될 만큼 경제적 기여를 하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정도의 학문적 성취를 이룩하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10년 후를 내다본 장담도, 15년이나 20년 후쯤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한 노벨상 수상의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은 것이 현재의 모습입니다. 어떤 연유로든지간에 최근 몇 년동안 포항공대는 그 발전 속도가 점차로 둔화 또는 정체되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어떠합니까. 기초과학과 공학 각 분야에서 첨단 연구성과가 속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은 인간생명의 연장 등 인류사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그동안 포항공대 재정 지원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POSCO도 과거와는 달리 경영환경이 엄청나게 변화하였습니다. 민영화 이후 외국인 주주가 64%를 차지하게 됨으로써 앞으로의 재정지원은 명백한 give and take의 개념이 적용될 것이며, 포항공대가 POSCO의 장래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실증되어야만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재단 이사회에서 국내 유수 사립대학들의 총장 선임제도와 교원 인사권 문제 그리고 재단 전입금 규모 등을 조사해 본 바, 우리 대학은 설립 때부터 인사권을 포함한 권한을 대폭적으로 총장에게 위임하고 있는 대표적인 학교이며, 지금까지 POSCO는 가속기연구소를 포함하여 1조 8백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포항공대에 투입하였고, 2002년 학생인당 법인 전입금도 2,600여만원으로서 국내 여타 사립대학과는 비교가 안되는 높은 수준의 권한 위임과 지원을 해 온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제4대 총장선임과 관련하여 총장선임위원회와 이사회가 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직원들의 오해와 부적절한 행위가 일어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포항공과대학교 제4대 총장의 취임식을 거행하고 이를 축하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입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오해와 불필요한 잡음들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박찬모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포항공대에 부과된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고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리며, 나아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올바른 현실 인식 위에 모두가 참여하고 서로가 격려하면서 각자의 역할과 노력을 다할 때에 포항공대의 밝은 미래와 건학의 꿈이 실현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오늘의 포항공대가 있기까지 헌신해 오신 교직원, 학생 및 학교 관계자 여러분과 포항공대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포항공대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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