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활력 넘치는 토론 수업 일반생명과학
긴장감·활력 넘치는 토론 수업 일반생명과학
  • 이창근 기자
  • 승인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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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사전준비와 적극적인 수업참여 요청


지난 18일 오전 11시, 무은재기념관 301호에서는 일반생명과학 발표수업이 있었다. 강의실을 찾았을 때에 조교는 한창 컴퓨터와 스크린을 점검하고 있었으며, 학생들은 처음 하는 토론 수업에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강의지원시스템(eclass.postech.ac.kr)에서 다운로드한 요약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듯 했으며, 책을 뒤적이는 학생들도 있었다.

11시가 조금 지난 시각, 생명과 류성호 교수는 “오늘은 첫 번째 토론수업이니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가해주시고, 이 수업은 교수가 아닌 학생이 중심이 되어야하는 것을 잊지 맙시다”라는 말로 발표수업을 시작했다.

곧, 토론진행을 맡은 학생이 일어나 간단한 발표자 소개와 오늘의 토론주제를 말했으며, 이어 발표자인 김진남(생명 05) 학우는 앞에 나가 오늘의 주제인 ‘왜 단세포는 다세포로 진화했을까?’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자료 등을 보여주었다. 발표는 10분정도 이루어졌으며, 이 때 자리에 앉은 18명의 학생들은 발표내용에 대한 정리나 자신의 생각을 적어나갔다. 발표내용 중에 많은 부분이 발표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담고 있는 것이었기에 토론자로 참석한 학생들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만 했다.

김 학우의 발표가 끝나고 진행자는 학생들에게 오늘의 주제에 대한 의문사항이나 발표내용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처음에는 서로의 눈치를 보는 듯 했으나 한 학생이 발표내용 중 의문스러운 부분에 대해 질문을 시작하자 학생들은 서서히 입을 열었다. 토론 중 이색적인 논제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어 학생들이 웃음을 짓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모든 생명체의 근원은 세포의 핵에 있다. 그렇다면 세포가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단세포의 핵이 진화를 했다면, 다세포로 진화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단세포가 다세포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다세포가 단세포로 진화했다고 설명할 수는 없는가?’와 같은 것들이었다. 10분정도의 시간이 지나 토론자가 더이상 의견을 내놓지 않자 진행자는 자신이 준비한 논제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대장균이 단세포인데, 대장균이 다세포라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라고 물으며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토론을 이끌어나갔다. 몇몇 학생들은 대장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기에 책을 찾아보려 했으며, 다른 학생들은 다세포라면 어떠한 점이 불리해지는가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이렇게 여러 논제를 펼치고 서로 의견을 제시하면서 뚜렷한 정답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토론은 서로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듯 했다.

이렇게 약 30분간의 토론이 있은 후, 진행자는 “단세포는 단세포로서의 장점이 있고, 다세포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하다보니 다세포가 된 것이다. 즉, 주위환경이 어떠한가에 의해 자신이 단세포가 될 수도, 다세포로 진화할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토론을 결론지었다.

이어 류 교수는 약 20분 동안 토론 중에 나왔던 대장균에 대한 정확한 개념 설명과 함께 대장균이 생명연구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그리고 오늘의 토론주제가 어떻게 연구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지 등에 대해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류 교수는 “오늘 처음 토론수업을 했는데, 기대한 것보다는 열띤 토론이 된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 발표자뿐만 아니라 진행자·토론자가 적극적으로 참가해 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하면서 토론수업을 마무리 지었다.

토론수업을 마친 후, 발표자 김 학우는 “원론적인 주제를 발표하다보니 참반토론을 이끌어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과학적인 것에 바탕을 둔 의견발표가 주를 이루었다”며 “처음하는 토론수업이어서 몇몇 학생들만 수업에 참가하는 것 같다. 좀 더 완성적인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발표자뿐만 아니라 토론자도 수업준비를 많이 해와야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토론자로 참석했던 양희주(화학 05) 학우는 “많은 학생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는 각자가 그만큼 공부를 한 후에 수업에 참가해야 한다”며 “준비해 온 만큼 얻는 수업인만큼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해 생명 토론수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