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의 숨은 주역들③ 클린룸 관리 기술지원팀 이윤균씨
연구중심대학의 숨은 주역들③ 클린룸 관리 기술지원팀 이윤균씨
  • 나기원 기자
  • 승인 2004.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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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를 하는 전형적인 모습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라면? 아마도 하얀 마스크와 두건을 쓰고 눈만 내놓은 채 반도체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이러한 모습의 주인공인 전자전기공학과의 이윤균씨를 만나보았다.

LG연구동에 있는 이른바 ‘클린룸’은 89년부터 운영된 시설로 이윤균씨는 이제 15년째 재직중이라고 한다. 그는 이 곳의 전체적인 운영을 맡아보며 클린룸 안의 기기들을 사용하는 대학원생들에게 기기에 대한 설명과 교육을 하며 여러 가지 장비들을 관리하며 실제로 실험을 하기도 한다.

이 곳은 반도체 공장처럼 단계별 과정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곳이다. 패턴을 뜨고 금속을 입히고 회로를 만드는 등의 일이 이 곳에서 이루어지며 클린 룸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스막(smock)이라고 불리는 방진복을 입고 방진화·방진모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러한 옷들을 입은 다음 에어샤워라고 불리는 먼지를 필터링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클린룸 안에 들어갈 수 있다. 반도체에 쓰이는 패턴이 점점 작아지면서 먼지를 막기 위해 이런 클린룸을 만들게 되었으며 이 곳은 사시사철 온도를 20도, 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한다.

이 곳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대개가 반도체를 연구하는 전자과 대학원생들로 이 곳은 일반적인 실험실과 다르게 외부와 완전히 격리되어있는 시설이라 여러 가지 일이 있다고 한다. 이윤균씨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이 안에 시계도 있고 컴퓨터도 있지만 그 전에는 시계도 없고 바깥 상황을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실험하고 나와보면 분명히 들어갈 땐 훤했는데 나와보니 해가 져 있기도 하고, 바깥에서 천둥번개가 쳐도 아무것도 모른답니다.” 이 외에도 한 번 방진복을 입었다 벗어야 해서 한 번 나갔다 들어오기가 쉽지 않아서 생리현상이 급해도 한꺼번에 참았다 해결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 곳에서 일하다 보면 매스컴을 탈 기회가 많다. 학교 홈페이지에도 나오고 홍보비디오를 찍을 때에도 이 곳에서 촬영했으며 홍보를 할 때 자료의 배경 화면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이루어지는 일은 전자과 중에서도 힘든 축이라 요즘 학생들은 힘들다고 잘 안 하려고 한다는 말도 남겼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와 기기가 고장나면 기술자를 불러 함께 고치고 학생들과 함께 밤을 새가면서 일했지만 지금은 조금 힘들기도 하네요. 하지만 엔지니어로서 자부심을 항상 간직하며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