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동산] 자기 주도형 삶과 긍정적 사고를
[노벨동산] 자기 주도형 삶과 긍정적 사고를
  • 정진욱 / 물리 교수
  • 승인 2005.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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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막 앞두고 아직도 앙상한 가지엔 찬바람이 맴돌고 있지만 여기 저기 몰려다니는 새내기들로 인해 싱그러운 봄기운 같은 생기가 느껴집니다. 이들이 포항공대의 땅을 밟으면서 미래의 행복한 과학자의 꿈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 꿈이 이루어지고 우리 모두를 위한 탄탄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몇 가지 지혜를 생각해 보면서 새내기들을 권고하고 싶습니다.

이미 잘 인식하고 있겠지만 우선 포항공대에서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야겠지요. 특히 학부 새내기들은 지금까지는 보호되고 의존적인 생활을 해 왔겠지만 이젠 스스로가 매일의 생활을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와 자신의 건강 및 정서까지 철저히 잘 관리되고 통제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곳 환경에서 누구로부터 간섭받지 않는다고 해서 방종하게 살면 쉽게 나태와 권태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학업을 이룰까? 새로운 대학공부나 대학원의 연구는 일단 의존적이 아닌 자기 주도형이 되어야 합니다. 공부할 내용이나 연구주제 등에 대해 자신이 먼저 찾고 이해하려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기본이지요. 어떤 어려운 내용의 이해를 위해서 자신만의 깊은 생각과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서 생각을 점검하고 나누는 것이 효율적 입니다. 이때 자신이 모르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은 언젠가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찾게 하기 때문에 지혜로운 자세입니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또 교수님의 수업진도 보다도 한 걸음 정도 앞서서 공부하는 것이 좋은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적극적인 학습방법이 자기 주도형의 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졸업생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매일 매일을 이렇게 착실하게 공부하는 이들은 성공적인 학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교적 자유로운 학창시절엔 또 공부외적인 많은 활동도 추구해야 합니다. 특히 정서함량을 위한 노력은 결코 무시될 수 없지요. 요즘 지능지수 IQ보다는 감성지수인 EQ가 사회적으로 더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감하고 풍부하지만 잘 절제된 감성을 소유한 사람은 이것이 논리적이고 차분한 지성과 상보하여 공부나 연구에 놀라운 상승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정서개발이 쉽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사고와 다른 사람들을 소중한 존재로 인정해 주는 넉넉하고 겸손한 마음이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일 내 마음이 불안해지고 다른 사람이 미워진다면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정서가 황폐되고 있다고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주위사람들과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곧 풍성하고 안정된 정서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성·감성이 아무리 잘 발달되고 조화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이 우주의 유일한 영적동물인 인간은 영성이 동시에 발달해야 진정한 복되고 여유있는 삶을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는 지성과 감성이 가시적인 물질세계의 지배를 쉽게 받는 속성이 있지만 영성은 물질세계의 조건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성의 가치와 존재를 부인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우리의 지적·감성적 능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도 없는 이상하고 불행한 일들이 너무도 빈번이 일어납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지성과 감성을 일순간에 마비시키고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한한 물질세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전정한 영성은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 영성은 주로 정직하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통해 발견되고 성숙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들어온 새내기들이 졸업할 때에는 지성·감성·영성 모든 면에서 성숙하고 능력있는 이들로 성장하여 아름다운 삶의 열매를 맺는 모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