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논단] 건학이념과 맞닿은 ‘벤처의 역사’ 다시 쓰자
[독자논단] 건학이념과 맞닿은 ‘벤처의 역사’ 다시 쓰자
  • 함수용 / 창업보육센터 직원
  • 승인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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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보육센터는 첨단기술을 보유한 창업예비자나 신생기업들을 입주시켜 이들의 창업초기 운영비 부담을 경감시키고 입주업체들에게 경영지도와 대학 및 연구소의 우수인력을 활용한 기술지도를 통해 창업초기 중소ㆍ벤처 기업의 성공률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가 중소기업청에서 지정하고 지원하고 있는 보육센터만도 2003년 9월 기준, 전국적으로 293개나 운영되고 있다. 지난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창업활성화를 통한 경제의 지식기반으로의 전환과 고용창출을 촉진시키고자 벤처기업육성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고 이어 창업보육센터 설립을 지원하면서 창업보육사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지금까지 우리나라 벤처기업육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데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해 오고 있다.

우리대학도 교수ㆍ연구원ㆍ학생 등 축적된 기술 인력과 교육ㆍ연구 기능을 활용한 벤처기업을 육성, 지원하면서 지역산업을 지식정보화시대에 맞는 산업구조로 재편함으로써 새로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 및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이바지하고자 지난 1999년 2월에 설립을 승인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창업보육센터 운영으로 대학의 축적된 기술 인력과 교육연구기능을 활용하여 적극적인 창업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대학 장기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물론 젊은 과학자들에게 성공적인 벤처기업의 모델을 제시하여 지식산업시대의 주역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고, 교직원의 창업 허용과 우수한 졸업생들의 배출로 첨단산업의 창업에 필요한 고급기술인력의 공급체제도 갖추게 되었다.

이제 지역과 대학은 이러한 우수한 인력을 지역에 정착시켜 지역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학ㆍ관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공동노력을 더욱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대학의 연구결과를 상용화하려는 기업들은 지역과는 관계가 없는 타 지역에 있는 대기업체 위주여서 연구결과가 지역사회를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창업보육사업을 통해 대학의 연구결과를 지역기업에 제공하거나 지역 내에 정착하려는 벤처기업을 창업보육센터에 입주시킴으로써 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한편으로, 2002년도 말부터 창업보육센터에 일정기간 입주하여 기술개발을 완료한 후 상용화를 하고 있는 기업들을 포항테크노파크로 이전시킴으로써 대학도 지속적으로 우수기업을 지역에 정착시킬 수 있고 지역에 첨단산업의 저변을 확대시켜 지방분권화시대에 지역산업을 고도화시키는 기능도 하고 있다. 포항이 21세기 첨단과학산업도시를 건설하려는 비전의 배경에는 우리대학이 중심이 된 첨단과학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상인 것이다.

포항시가 포항테크노파크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도 포항공대의 과학기술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을 확신하여 시작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즉, 포항공대 없이는 시작할 수 없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포항시장도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항공대의 역할은 참여기관이 아니라 주관기관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포항공대의 우수한 기술을 활용하여 사업화하는 기업들을 포항테크노파크 사업의 전단계인 창업보육센터에 입주시켜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영전반에 대한 지원을 하고 이들이 다시 포항테크노파크로 이전하여 사업을 지속하는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 반복됨으로써 과학기술저변이 확대되고 포항이 과학도시로 변모하는 토양이 된다는 논리이다.

이렇게 창업보육센터는 벤처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는 매개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창업보육센터가 활성화되도록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더불어 대학재원 마련과 지역산업발전 및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 또한 요구된다. 벤처기업의 성공이 곧 창업보육사업의 성공이며 대학재원의 확보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창업분위기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의 마련 뿐만 아니라 캠퍼스내에서 스스로 창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불황을 겪고 있던 1980년대 미국이 경제활력과 산업경쟁력 회복으로 1990년대 호황을 누리게 된 성공의 저변에는 교수와 학생들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창업유인 제도 전개와, 대학ㆍ연구소의 우수한 인력집단과의 연계 및 각종 세제혜택 등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성공요인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실리콘 밸리에는 교수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경우에도 사업성이 있는 우수한 아이템의 경우에는 학업을 중단하면서까지 창업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최근 부시 행정부에서도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실마리를 벤처에서 찾고자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대학도 벤처의 역사라고 어느 교수님이 말씀하신 적이 있다. 포항이라는 작은 도시에 국가차원에서 유치해야할 해외 우수과학자들이 이곳으로 기꺼이 온 것이나 집안이나 소속고등학교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통의 명문학교를 버리고 우리대학에 입학한 우수한 학생 등이 벤처의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대학도 프런티어의 역사가 아닐런지….

아놀드 J. 토인비는 도전을 인식하고 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주체를 창조적 소수라고 불렀다. 남들이 택하지 않는 벤처기업을 택하여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남들이 밟아보지 못한 그 분야를 밟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프런티어 정신을 가진 기업가들이 우리대학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우리나라의 벤처기업가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대표가 최근 어느 대학 특강에서 젊은 학생들에게 했던, ‘벤처는 미래를 대변하는 일이다. 젊은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라고 한 말이나 대학시절 로봇을 만들며 벤처 꿈을 키웠다는 거원시스템의 박남규 사장의 말을 한번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데이비드 팩커드와 빌 휴렛 같은 벤처기업가가 우리대학의 캠퍼스 어디엔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