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논단] 총장은 대학의 미래다
[독자논단] 총장은 대학의 미래다
  • 박종훈 / 산경 02
  • 승인 2007.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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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의 신임총장 초빙 공고가 발표되었다. 지금, 우리대학의 신임총장 선임을 손꼽아 기다리는 학내구성원은 비단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우리대학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실 새로운 총장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 4년간 학내의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면서 우리대학에 관심과 애정을 갖는데 지쳐가는 학교구성원들이기에 새 총장님을 모셔오는 일이 더욱 절실한 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지난 4년 동안 POVIS 시스템이 도입되고 교기의 엠블럼에 적힌 ‘포항공대’ 문구도 ‘POSTECH’으로 바뀌고, 개교 20주년 행사도 치러지는 등 표면적인 변화와 행사들은 여느 때보다도 결코 적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구 POSIS와 현 POVIS의 교내회보에서도 우리대학의 이름이 걸린 보도 자료들을 통해 총장님의 얼굴을 매일 같이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기도 했다.
이런 면에서 그동안 열심히 활동하신 총장님과 대학본부 교직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과연 이런 활동이 우리대학의 발전을 이끌고 그 밑거름이 될 수 있었는가의 문제는 분명 별개다. 오늘도 매일같이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는 교수님, 대학원생과 학부생들에게 과연 지난 기간 동안의 활동들이 대학의 발전에 진정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물어 보았을 때, 그렇다고 쉽게 답하긴 힘들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대학은 연구중심대학을 스스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 지난 20년을 노력해온 대학이다. 따라서 우리대학의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총장상은 우리대학의 연구와 교육환경을 실천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이 아닐까.
물론 현실의 문제에 당면했을 때, 현 시점에서 우리대학의 연구와 교육환경의 발전에 무엇이 구체적으로 필요한가를 고민하고 그때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 때문에 대학의 발전을 위한 진지한 고민과 깊은 안목, 그리고 결단력을 갖춘 새로운 총장님을 모셔오기를 대학의 구성원들이 모두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이와 함께 우리대학을 이끄는 리더십의 부재를 걱정하는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의 발전을 위한 고민에 동참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이루어지는 모습도 진정 우리대학 모든 구성원들이 절실히 바라고 있는 바일 것이다.
물론 실제로 우리대학을 이끌 적임자를 찾고 모셔오는 일은 총장추천위원회와 선임위원회의 권한이지만, 이런 대학 구성원들의 기대와 관심에 귀를 기울이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 우리대학이 더욱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지난해 교원임면권 문제로 겪었던 갈등의 여진이 아직도 남아 있는 지금, 훌륭한 총장님을 모셔오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지금이야 말로 훌륭한 총장님을 모셔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이며, 앞으로 우리가 모셔온 총장님과 함께 우리대학이 당면한 여러 어려움들을 풀어나가야 할 시점인 것이다. 무엇보다도 총장추천위원회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우리 구성원들도 대학의 미래가 걸린 이번의 총장선임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의견도 보내자. 총장선임 절차에 직접적으로 우리의 의견이 반영된다거나 제도상의 문제로 아직 대학 구성원들이 구체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훌륭한 총장님을 모셔오는 일에 힘을 보탤 순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우리대학에 강한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우리대학을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와 교육의 터전으로 닦을 수 있는 분이 우리대학의 총장으로 오시길 기다리자. 우리대학이 어떤 총장님을 모셔오는가에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가 걸려있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서 말이다. 매일 같이 보는 학생식당의 식권에 적혀 있듯 우리대학은 ‘과학과 국가와 미래를 생각하는’ 포항공과대학교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