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 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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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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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영일/기계교수
요즈음 우리 주위엔 언제부터인지 나오기 시작한 새로운 단어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게 들리는 것이 있다. 바로 ‘웰빙’이다. 이제는 단순히 배불리 먹고 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건강을 생각한 음식과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 보릿고개를 경험한 필자로서는 격세지감을 절실히 느낀다. 현대의학의 발달과 식생활의 개선으로 수명이 연장되어 우리나라는 어느덧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있다.
유엔의 정의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7%면 ‘고령화 사회’이고, 15%면 ‘고령 사회’라 한다. 그리고 20%가 되면 ‘초고령화 사회’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7.2%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더욱이 2019년에는 고령 사회로, 그리고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가 115년, 미국 71년, 영국 47년, 일본 24년에 비해 우리나라는 19년으로 가속화가 빠르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가족계획사업의 강력한 추진으로 출산율이 감소했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1950년대 출산율이 5.4에서 90년대에 들면서 OECD 평균 1.7보다 낮은 1.5를 기록했고, 현재 통계로는 1.17이란 충격적 보고가 있다. 1세부터 14세 미만의 유소년 인구는 실제로 1980년 전체인구의 33.8%에서 2000년에는 21.1%로 감소했으며, 2010년에는 17.2%로 감소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1960년대에 54.3세에서 2000년에는 75.9세로, 그리고 2030년에는 일본의 82.5세에 근접하는 최장수국가 대열에 들게 된다.
이러한 출산율 하락은 노동인력의 감소와 이에 따른 성장 동력의 약화를 초래하고, 평균수명의 증가는 젊은층이 보다 많은 노인층을 부양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고령 사회에서 젊은 부부는 직장에 나가게 될 것이고, 증조부모를 모시는 가정도 늘 것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정치적겭英맛?경제적 대안들이 다각도로 논의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과학기술적 관점에서의 대비 방안은 지능로봇의 활용이다. 로봇은 이미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하여 생산성을 높이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 지능을 가미한 로봇들은 미래사회의 바쁜 주부들의 가사를 돕고, 아이들의 과외 수업은 물론 게임을 하며 동무 노릇을 할 것이고, 집안의 노인들을 돌보며 무료함을 달래주고 건강을 체크하며 이상 징후가 있으면 자식들에게 혹은 병원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처럼 노령 사회에서 지능로봇의 역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하고 유용하게 응용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11월 지능로봇을 국가 10대 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2004년 국가적 로봇 후론티어 사업을 벌려 실버사회를 겨냥한 연구개발이 한참 진행 중이다. 이웃 일본에 비해 기술격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국가의 정책적 지원 이후 불과 1년 반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급속히 간격을 좁히고 있다. 포항에는 내년 2월말 준공을 목표로 포항지능로봇연구소가 건설 중이며, 고령사회를 대비한 국가적 사업을 포함해 이 분야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준비를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