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윈윈(Win-Win)하는 교수·학생
[독자투고] 윈윈(Win-Win)하는 교수·학생
  • 강민 / 화공 98
  • 승인 200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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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학을 앞둔 몇 일 전, 오랜 시간 교직에 몸담으셨던 이모부님을 찾아 뵐 기회가 있었다. 다른 좋은 말씀들도 많았었지만, 7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말씀이 있었다. ‘대학생, 혹은 대학원생이 되는 것은 이 나라에 또 하나의 학자가 탄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겨우 적을 달리해 다른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것 이상을 내포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학(원)생(이하 학생)이라는 입장은 여러 가지 역할로 구성된다. 기본은 학업과 연구지만, 추가로 동아리활동이나 자치단체활동들을 통해 사회유사역할을 경험하기도 하고 독서나 토론을 통해 교양을 쌓고 정견을 다듬으며 건전한 사회 비판능력을 기르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다. 단기적으로 볼 때 개인의 역량은 한정 되어 있고, 각 개인은 역할들에 대해 그 역량을 배분하게 된다.

교수라는 직책의 역할은 교육과 연구, 학생관리, 때로는 보직 등으로 구성된다. 학생의 역할에 대한 분배는 개인이 선택하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지만, 교수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책임의 범주가 개인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도 과거엔 학생이었기에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학생이었을 때와는 사회가 많이 달라졌고, 사회의 기대 또한 변화했다 하지만, 별도로 사회가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의 변화는 제한적이어서, 그들은 사회의 평가를 경험적으로 더 잘 알고 있고, 학생들에게 그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또한 그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생과 교수라는 두 입장 간의 역할에 관한 역학관계가 발생한다. 여러 대학이나 대학원에 다니는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의 압박과 과중한 로드외에도 그 제시의 ‘방법’을 문제 삼으며 조금은 과한 표현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는 두 입장 간 서로의 역할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기인하지 않을까?

물론, 교수라는 건 직업을 지칭하는 말일 뿐, 그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의 인격이나 도덕성까지 보장하는 단어는 결코 아니다. 그들도 사람이기에 모든 상황에서 완벽히 이성적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역할인 학생관리부분에서 고의로 학생을 깎아 내리거나 폄하하는 교수는 없을 거라는 기대를 해본다. 그것은 말 그대로 제 살 깎아 먹기에 불과한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의 표현의 무게에 따라, 다소 오해할 부분이 생길 수도 있겠다. 그들이 학생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학생이 생각하는 학생의 역할이라는 것의 간극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교를 구성하는 3개의 축 중 2개의 축인 교수·학생. 그 구도 사이에는 사람이기에 실수도 발생하고, 오해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시 사람이기에 이해할 수 있고, 사제 간의 사모하는 감정 역시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교수와 학생이라는 다소 수직적인 개념을 넘어서 각자의 입장과 역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한다면 감정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구도가 되지 않을까? 교수나 학생이나 모두 Postech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같은 Postechian 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