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첨단과학기술로 세계화에 앞장서자
[특별기고] 첨단과학기술로 세계화에 앞장서자
  • 석성호 / 명예교수
  • 승인 200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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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원천기술과 생산기술의 균형 성장·발전 중요
무한하고 영원한 것은 오로지 두뇌자원뿐이다. 지하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바로 무한한 두뇌자원의 최대한 활용이다. 우리는 지금 과학기술의 치열한 무한 경쟁의 국제무대에 서 있다. 앞으로 으뜸가는 패러다임(paradigm)을 만들어 우리의 첨단 과학기술로 세계화(globalization)에 앞장서자. 이를 위해 과감하게 도전해야겠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우리의 우수한 두뇌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최상의 청사진(vision)을 이끌어 내야 할 때다.

21세기는 두뇌자원의 무한 경쟁시대이다. 오직 승자만이 살아 남는 운명에서 우리는 패자로 남을 수 없다. 원천기술과 핵심기술의 결핍으로 선진 과학기술 강국대열에서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다. 이 원천기술과 핵심기술은 고도의 창의력을 요구한다. 우리는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최우수의 두뇌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양적인 두뇌자원도 충분하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근 5천만의 우리 인구는 오늘날의 과학기술 강국인 영국(5천 9백만)과 불란서(6천 1백만)에 가깝다. 따라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인구대국’이라 할 수 있다. 남과 북을 합치면 이들 과학기술 강국을 뛰어 넘어 독일 인구(8천 2백만)에 못지 않다. 풍부하고 우수한 두뇌 자원을 갖고 있고, 이의 최대한 개발로 분명히 과학기술 강국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따라서 문제는 이 효율적인 인구대국의 두뇌자원을 어떻게 최적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우수 두뇌자원 최대한 활용하자

우리는 원천 과학기술과 핵심 과학기술의 부족으로 선진 과학기술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 막대하다. 영구히 상속적인 무역 적자국으로 남을 수는 없다. 오늘의 과학기술 강국들을 보라. 이들은 예외 없이 상당수의 원천기술과 핵심기술을 복합적으로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이것은 지금 우리의 교훈이다. 흔히 ‘선택과 집중’이란 말을 자주 쓰고 있다. 그 동안 우리는 그래도 과학기술에서 많은 성장을 해왔다. 과연 제한된 선택 속에 집중적인 개체기술만 지나치게 강조한다면 우리도 영국이나 불란서 같은 인구대국으로서 이는 극히 소극적이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고도의 과학기술은 여러 분야의 복합적인 합성을 요구한다. 여기에 첨단 과학기술분야의 하나인 지능형 로봇의 예를 들어 보자. 주위 상황을 판단하고 스스로 일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만들려면 기본적인 설계, 기계공학 및 전자공학기술뿐만 아니라 재료기술, 센서기술, 지능기술, 제어기술, 퍼지이론, 생체역학, 신경망기술, 두뇌과학 및 심리학 등 수 많은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이들을 묶어 조화롭고 유기적인 복합적 기능을 갖출 수 있는 합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총체(복합)적 기능을 갖추기 위하여, 제반 과학기술 분야에 걸쳐 학제적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한 유기적 기능의 창출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원천기술·핵심기술과 생산기술 사이에는 수직적인 유기성이, 그리고 이들 각 분야에는 내적으로 존재하는 평행적인 유기성이 존재한다. 이 세상 만물과 만사에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개체는 하나도 없다. 모든 개체는 서로의 유기적 상관 관계에 의하여 존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에 지능형 로봇 개발의 예에서 알다시피, 하물며 우리 모두가 간절히 염원하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창출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는 투철한 장인정신(master-minded craftsmanship)의 전문성도 요구된다. 이에 더하여 제반 과학기술 분야간의 다양하고 조화로운 유기적 기능을 구현시키는 것이 극히 요구되고 있다. 즉 이들을 묶을 수 있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 활동을 강화하고 활성화하여 제반 과학기술 분야간의 유기적 기능을 갖출 수 있는 기술을 성취함으로써 최첨단 과학기술을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두를 이룩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인구강국이고 이 나라들은 우수한 두뇌자원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과학기술 초강국을 실현하기 위하여, 이제는 좁고 소극적인 시야와 한계에서 벗어나 광범위하고 대담하게 그러나 면밀하게 철저히 준비해야겠다.


더욱 강조되는 학제간 연구

포항공과대학교는 국내 최우수의 교수·학생을 보유한 교육·연구 기관으로서, 과학기술 분야에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려면 현실과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양립성의 강조속에 발전할 수 있는 비전과 철학이 있는 견실한 대학이 되었으면 한다. 여기에서 ‘현실적’이란 말은 오늘의 시장 원리에 적응하자는 말이고 ‘미래지향적’이란 앞을 바라 볼 수 있는 비전과 모험적인 벤처정신을 갖추자는 뜻이다. 요즈음 흔히 얘기하는 시장원리에만 귀를 기울이는 맞춤식 교육만이 강조된다면 대단히 위험하다. 이는 본 대학이 보유한 세계 최우수 두뇌자원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굴하지 못하게 되고 우수 두뇌자원의 막대한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세계 최우수의 지적자원을 보유한 대학으로서 뚜렷한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철학이 없다면 어떻게 창의력 중심의 대학을 만들겠느냐고 묻고 싶다. 따라서 본 대학의 최우선의 무게중심은 첨단 과학기술 창출에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우리의 과학기술이 세계화에 앞장설 수 있는 건실한 비전과 설계가 필요하다. 미래지향적인 비전 및 벤처정신 그리고 장인정신이 중요시되는 인재 양성과 연구를 위한 확고한 틀이 있어야겠다. 이것이 창의력 중심의 학원을 만들 수 있는 직접적 동기가 될 것이다. 무한 경쟁의 국제 무대에서 그리고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시대에서 현실적인 시장경제 원리의 적응도 강조하되, 이에 못지않게 미래지향적인 바탕 속에 시공(時空)을 동시에 장악할 수 있는 진실로 ‘유비쿼터스’(ubiquitous)한 능력과 적응력을 갖춘 창의력 중심의 연구와 배움터를 이룩하기 바란다.


과학기술 ‘경쟁’아닌 ‘전쟁’시대

21세기의 무한경쟁의 장(chapter) 은 이미 활짝 열렸다. 첨단 과학기술 강국을 이룩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은 날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다양화(다변화)되어 가고 있고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강자만이 살아 남는 무한 경쟁의 무섭고 인정 없는 이 과학기술 경쟁, 아니 ‘전쟁’에서 아무도 우리를 도와 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는 정보과학기술, 나노과학기술, 생명과학기술 등 제반 분야에 첨단 과학기술국으로의 진입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있다. 이 어느 분야도 전문성과 학제적 유기성의 강조 없이 성장할 수 없다. 미래를 점칠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며 다양화 되는 과학기술을 예상하며 미래지향적 비전과 벤처정신의 실현을 위하여 창의력 중심의 대학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대한 목표가 되었으면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서는 기존의 전문성만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학제성의 복합적인 기능을 발현할 수 있는 면밀하고 실현 가능한 틀을 만들기 바란다. 지금의 시장원리에 따른 맞춤식 교육만이 강조된다면, 한없이 급변하는 과학기술경쟁의 국제 무대에서 적응력을 잃게 될 것이다. 또한 벤처정신과 창의정신이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다. 다시 강조한다. 세계 최우수의 지적 능력을 갖춘 교수 및 학생들을 보유한 본 대학은 장인정신의 전문성과 제반 과학기술분야의 학제성의 강조를 바탕으로, 창의력 중심의 교육과 연구가 실행될 수 있는 틀을 갖추기 바란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전문성 없는 학제성은 존재할 수 없으며, 학제성 없는 전문성은 절뚝발이가 될 뿐이라는 것을.

이제 두뇌경쟁의 승자만 살아 남는 영구적인 과학기술의 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지하자원은 유한하다. 세계 최고의 지적 능력을 보유한 효율성 높은 인구대국의 영구한 두뇌자원이 여기에 있다. 지금이 바로 최첨단 과학기술의 창출을 위하여, 비전이 확고한 대학으로서 최선을 다하여 미래지향적인 창의력 중심의 연구와 배움의 터로 승화될 수 있는 탄탄한 틀을 짜야 할 때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할 때다. 이 힘을 합쳐 우리의 무한하고 우수한 두뇌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길 만이 살 길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과학기술로 세계화에 앞장서자. 세계의 무대에서 이기자. 영원히 번영하자. 그리고 우리만큼은 너그럽게 나눌 수 있는 온 인류의 최상의 모범이 되자. 이 무한 경쟁의 냉혹한 시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