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흡연 갈등’
끊이지 않는 ‘흡연 갈등’
  • 손유민, 조원준, 오유진 기자
  • 승인 2024.01.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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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흡연 관련 설문조사
▲교내 흡연 관련 설문조사

우리대학 내 흡연으로 인한 갈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우리대학 공식 소통창구인 포스텍 라운지(이하 포라)와 캠퍼스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흡연 구역 및 흡연부스 외 장소에서의 흡연 문제에 대한 글이 종종 게재된다. 흡연으로 인한 피해와 흡연자 간의 갈등은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문제이나 개개인의 권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에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운 문제다. 이에 본지는 △흡연 관련 교내 규정 △학내 흡연자·비흡연자들의 의견 △흡연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 차원에서의 노력을 알아보고자 했다.

 

흡연 관련 교내 규정

우리대학의 흡연 관련 규정은 기본적으로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4항을 따른다. 학교의 교사 전체는 흡연 구역을 제외한 모든 곳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흡연 구역은 옥상이나 각 시설의 출입구로부터 10미터 이상의 거리에 △교사 지역 11개소 △생활관 지역 7개소 △인화 지역 5개소 △실험동 지역 3개소가 설치돼 있다. 또한 생활관 운영 규정에서는 사생 수칙에서 ‘생활관 건물 내부(△옥상 △계단 △베란다 포함) 및 건물 10미터 이내에서의 흡연’에 대해 최대 벌점 20점을 부여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흡연할 권리와 피해를 거부할 권리

규정만으로 흡연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이에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고 문제의 본질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우리대학 △학부생 △대학원생 △교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총 136명이 참여했다. 비흡연자와 흡연자를 구분해 설문을 진행했으며l 응답자 중 15.4%(21명)가 흡연자, 84.6%(115명)가 비흡연자라고 밝혔다.

흡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우리대학 내 설치된 △흡연부스 △흡연 구역 △금연 구역 위치를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 9.5%(2명) △조금 알고 있다 38.1%(8명) △비교적 많이 알고 있다 42.9%(9명) △완벽하게 알고 있다 9.5%(2명)로 나타나 구성원마다 인지하는 정도가 다소 다르다고 파악됐다. ‘흡연 구역 외 다른 구역에서 흡연한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12명은, △흡연 구역이 너무 멀어서 △흡연 구역을 잘 알지 못해서 △흡연부스에 사람이 많아서 △흡연부스 밖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폐를 끼치지 않을 듯해서 등을 그 이유로 밝혔다. 이 외에도 학내에서 흡연자가 느끼는 어려움으로 △흡연 구역 수가 너무 적음 △흡연 구역이 건물 꼭대기 층에 위치해 비나 눈이 올 때 불편함 △흡연 구역에 대한 명확한 표기와 홍보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자 중 대다수인 86.1%(99명)가 흡연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경험으로는 △흡연 구역 외 야외공간에서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90명) △흡연자의 옷 등에 남은 담배 냄새로 인한 피해(51명) △건물 및 엘리베이터 내부 담배 연기 유입으로 인한 피해(44명) △담배꽁초 쓰레기로 인한 피해(20명) △건물 내부에서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17명)를 겪었다고 중복 응답해 다방면의 고충을 밝혔다. 특히 비흡연자들은 흡연 구역과 흡연부스 일부가 많은 사람이 통행하는 통로나 출입구 앞에 설치돼 있고, 개방형으로 운영된다며 실효성에 큰 의문을 제기했다. 흡연 구역을 잘 지키지 않는 흡연자들로 인한 피해도 다수 언급됐다. 또한 피해 경험을 △포라 △교내 부서 △학생자치단체 등 다양한 방법으로 건의했지만, 신고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례들도 있었다.

교내 흡연 문제는 흡연자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흡연할 권리가, 비흡연자에게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거부할 권리가 서로 상충하는 문제인 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 내 흡연 구역 및 흡연부스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아직 부족하다는 평이었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해 개개인의 노력을 비롯해 한발 더 나아가 대학 차원에서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대학 차원에서의 노력 및 해결안

우리대학은 지난해 12월에 흡연 구역을 추가로 설치하고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흡연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유관부서와 협력해 흡연 구역 및 금연 구역에 대한 안내 공지를 게재하고, 흡연 관련 민원이 빈번한 장소에 안내문을 부착할 계획이다. 최근 △BOIC 후문 엘리베이터 △박태준학술정보관 엘리베이터 △생활관 5·6·21동 △C5 비상계단 출입문 등에서 흡연 구역과 금연 구역을 막론하고 흡연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구성원의 목소리에 대해 안전팀 양새롬 씨는 “처음에는 △박태준학술정보관과 △BOIC △생명공학연구센터 건물 사이에 흡연 구역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내부 검토를 거쳐 지난 2월 BOIC 뒤편에 오픈형 흡연부스를 제작했다. 홍보를 통해 새로 설치된 흡연부스 사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양 씨는 “POVIS를 통해 흡연 문제를 접하고 있으나, 해결을 위해 의지할 수 있는 수단이 캠페인밖에 없어 안타깝다. 흡연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와 협력해 건물 내 흡연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다”라고 남겼다.

 

이렇듯 우리대학 내 흡연 갈등은 어느 한 사람, 혹은 어느 한 부서만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관련 부서들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 및 협력 △개인의 흡연 관련 규정 준수 △흡연자·비흡연자의 상호 존중이 모두 어우러진다면, 머지않아 모두가 만족하는 대학으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