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 잘 진행되고 있는가
우리대학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 잘 진행되고 있는가
  • 최대현, 이이수 기자
  • 승인 2023.12.05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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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 설문조사(상), 2020-2022년도 예방 교육 이수 현황(하)
▲우리대학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 설문조사(상), 2020-2022년도 예방 교육 이수 현황(하)

우리대학 구성원이라면 교내 메일을 통해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 실시 안내’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본지에서는 우리대학 인권·성평등 예방 교육(이하 예방 교육) 현황을 조사하고 이를 개선할 방향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먼저, 예방 교육의 정식 명칭은 ‘4대폭력 예방 교육’ 또는 ‘폭력 예방 교육’으로, ‘폭력 예방 교육 운영 안내’에 근거한 예방 교육의 목표는 예방 교육을 통해 성평등한 인식 제고 및 안전한 사회문화 조성이다. 국가에서는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성폭력 예방 교육)에, ‘각급 학교의 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성교육 및 성폭력 예방에 필요한 교육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근거해 우리대학도 2013년부터 전 구성원에게 온라인 예방 교육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새로 시행된 여성발전기본법에 근거해, 기존의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에 성매매 및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통합해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 전 구성원은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온라인 예방 교육을 일 년에 한 번 이수해야 하며, 교원 신규 임용 및 입학의 경우 본 교육을 이수해야 임용 및 입학 절차가 완료된다. 예방 교육은 2019년까지 우리대학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집합교육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온라인 교육 강좌를 수강하거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시간 화상교육을 통해 참여해야 한다. 온라인 강의의 특성을 악용해 재생만 해 두거나, 교수자와의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 현행 교육 방식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본지는 예방 교육 대상인 우리대학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고, 학부생과 대학원생 72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72명 중 61.1%(44명)가 인권 및 성평등 예방 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온라인 교육에 이수하지 않은 원인으로는 ‘교육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함’이 44명 중 45.5%(20명)를 차지했으며,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이 20%(9명)로 그 뒤를 이었다. 더해 현재의 교육 내용과 방식에 만족한다고 답한 의견은 48.6%(35명)에 불과했는데,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유로 이수하지 않은 원인에 속하는 존재 및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으며, 만족한다는 의견은 교육 내용의 만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예방 교육에 관한 기타 의견으로는 안전팀의 사례처럼, 행사를 통해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현재 예방 교육의 경우 법정의무교육으로 지정돼 있고, 전체 참여 대상의 일정 이수율을 넘겨야 한다. 현행 법령상 법정 의무 이수 시간은 교직원은 4시간 이상, 학생은 2시간 이상이다. 교직원의 경우 인사팀에서 별도의 오프라인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처장, 주임교수 등 보직 교수를 대상으로는 인권센터 차원에서 별도의 집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직원은 전체 인원 75% 이상, 학생은 전체 인원 50% 이상 이수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진기관으로 지정된다. 우리대학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교직원과 학생 모두 이수율 기준을 넘겼고, 부진기관에 지정된 적은 없다. 하지만 학부생의 경우 40~50%대 사이의 다소 저조한 이수율을 기록하고 있고, 예방 교육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등 학생들의 인식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 결과 일부 대학의 경우 예방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성적 열람을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부과해 이수율을 올리는 사례도 있었다. 이를 주관하는 인권센터의 이보영 연구원은 “미이수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지는 않고 있으며, 이수율 증진을 위해 △인권센터 메일 발송을 통해 미이수 학생 별도 관리 △본부 각 처 회의 참석을 통한 이수 독려 △외국인 이수자를 대상으로 학생지원팀에서 기프티콘 발송 등 소관부서와 협력하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선 설문조사의 통계 자료와 제시된 여러 의견을 전달하고 인권센터 측 의견을 듣기 위해 이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매년 교육 내용이 비슷해서 흥미가 떨어진다’라는 의견에 이 씨는 “예산상 교육 자료를 자체 제작할 수 없고,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서 제작한 자료를 사용하고 있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안전팀의 사례처럼 능동적인 참여가 가능한 형태의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에는 “이수자들에 대한 혜택 제공과 예방 교육 홍보를 통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라고 답했다.

더해, 이 씨는 “예방 교육을 성실히 이수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인권의 존엄성과 성평등 인식을 제고할 수 있길 바란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인권센터의 바람처럼 인권의 존엄성과 성평등은 분명 구성원들이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예방 교육은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고,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를 바란다.